[홍콩/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이 상하이와 런던 간 주식 교차거래 제도인 '후룬퉁'(滬倫通)을 '정치적 이유'로 잠정 중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간)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홍콩 시위와 관련해 홍콩과 중국 정부를 비난하는 영국의 태도로 인한 외교적 갈등이 이유라고 전했다.
영국은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 중앙정부의 대처가 인권 문제라고 비난해 왔으며, 중국은 미국과 영국 등에 시위를 부추기며 내정 개입을 하고 있다고 맞비난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홍콩 시민인 전 홍콩 주재 영사관 직원이 8월 중국 본토로 출장을 갔다가 홍콩으로 돌아오던 중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구금과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과 영국 간 외교적 갈등이 한층 고조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에너지 업체 SDIC파워가 런던증시에서 해외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돌연 연기됐다. 소식통은 중국이 후룬퉁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태평양보험도 올해 1분기 후룬퉁을 통해 런던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지시로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런던 증시 상장을 통해 투자자 기반을 넓히려던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을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과 중국과의 연계도 크게 후퇴하게 됐다"고 말했다.
후룬퉁과 관계된 영국 기업과 은행들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또한 홍콩 시위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보일지를 주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팩스로 전송한 성명에서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영국이 영국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들에 공정하고 편견없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고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적 협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여건을 조성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 영국은 2015년부터 후룬퉁 제도를 준비한 후 2018년 개통을 확정하고 지난 6월 17일 공식 개통했다. 당시 중국 화타이(華泰)증권이 런던 증시에서 글로벌 주식예탁증서(GDR)을 발행해 후룬퉁 거래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후룬퉁은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 기업들이 투자자 기반을 넓히고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영국 증시 상장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추진됐다.
중국이 기존에 시행하던 상하이-홍콩 주식교차 매매 제도 '후강퉁'(滬港通) 및 선전-홍콩 주식 교차 매매 제도 '선강퉁'(深港通)도 중국 본토 증시를 역외 시장과 연계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후룬퉁은 완전한 외국 자본시장과의 첫 연계라는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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