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 관심사…금메달 놓고 美·日과 다툴 듯
미국PGA투어에서는 우즈의 통산 83승 달성, 임성재의 첫 승 시기 주목
R&A·USGA가 2월초 발표할 샷 거리 제한계획 초안에도 이목 쏠려
미켈슨·최경주는 만 50세로 시니어투어 진입 자격 확보…KPGA 재탄생도 지켜볼 일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다음주면 2020년이다.
2020시즌 세계 골프는 내년 1월2일(현지시간) 시작하는 미국PGA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시작된다. 한국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는 미국LPGA투어는 1월16일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시즌을 연다.
2020년 세계 골프계의 화두는 무엇일까. 내년 골퍼들의 눈·귀를 사로잡을 국내외 이슈 일곱 가지를 요약한다.
2020년 세계 골프계의 시선이 도쿄올림픽으로 모아지고 있다. 타이거 우즈는 올림픽에서도 발자취를 남길지, 한국 여자골프는 올림픽에서 2여패를 할지 등이 관심사다. [사진=미국LPGA] |
◆도쿄올림픽
골프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남자는 112년만에, 여자는 116년만에 정식종목으로 복귀했다. 오는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도 골프는 남녀 개인종목 두 경기가 열린다. 리우대회에는 지카 바이러스, 치안 등의 이유로 많은 톱랭커들이 불참했다.
그러나 도쿄대회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오염 문제는 현재까지 큰 장해물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골프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CC에서 치러진다. 골프선수들에게 올림픽 메달은 투어의 여느 대회 우승에 비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닌다. 도쿄올림픽 골프는 남자가 7월30일~8월2일에, 여자는 8월5~8일에 각각 치러진다.
◆한국여자골프,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은?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서 박인비가 금메달,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은메달, 펑샨샨(중국)이 동메달을 땄다. 올림픽 골프 종목엔 남녀 각 60명이 출전한다. 오는 6월말기준 세계랭킹 15위안에 4명 이상을 포진시킨 국가는 최대 4명까지 선수를 내보낼 수 있다. 한국은 리우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4명이 나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태극 마크를 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세 자리는 유동적이다. 현재 랭킹 2위 박성현, 6위 김세영, 7위 이정은6의 순위가 6개월 후에도 그대로 보장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국 여자골프는 그만큼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랭킹 14위인 박인비는 한국선수로 여섯 번째 랭커여서 지금은 출전권 밖이나, 올림픽 2연패를 겨냥하고 있다. 한국의 메달 경쟁상대는 미국과 일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거 우즈, 우승행진 이어갈까
타이거 우즈는 지난 4월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불사조처럼 재기해 그린 재킷을 걸쳤다. 메이저대회로는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11년만이고, 마스터스에서는 2005년 우승 이래 14년만이다. 메이저대회 통산 15승으로, 이 부문 기록 보유자인 잭 니클로스(18승)에 3승차로 다가섰다.
지난 10월말 일본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조조 챔피언십에서는 첫 날 첫 세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고도 역전우승했다. 미국PGA투어 통산 82승으로, 이 부문 기록 보유자인 샘 스니드와 타이를 이뤘다. 이달초 호주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는 미국팀 단장겸 선수로 나서 팀의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 의사도 밝혔다. 우즈가 내년에 투어 최다승 기록을 세울지,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딸지, 라이더컵에도 단장으로 나설지 등 그의 일거일동은 모두 뉴스거리다.
우즈는 1975년12월30일생이다. 내년이면 그도 45세다.
◆R&A·USGA의 거리 제한 계획엔 어떤 내용이?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 대대적으로 바뀐 골프 규칙을 도입한데 이어 내년에는 거리 제한을 두는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구는 나날이 늘어나는 선수들의 샷 거리로 인해 기존 골프코스가 변별력이 없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2008년 8월부터 '디스턴스 인사이트 프로젝트'(distance insights project)라는 이름아래 삿 거리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 초안이 내년 2월4일 발표될 예정이다.
드라이버나 볼의 성능에 추가적인 제한을 도입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거리를 제한할 것인지 현재로서는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없어서 더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런 제한은 순수 아마추어 골프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프로 대회와 엘리트 아마추어대회에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KPGA 재탄생할까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A)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한국프로골프(KPGA)투어가 그동안의 침체를 벗어나 내년에 재도약의 길로 들어설지 지켜보는 이가 많다. KPGA투어는 지난해 15개 대회가 열렸다. 이는 KLPGA투어(28개)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10월13일 끝난 제네스시챔피언십 이후 내년 시즌 개막전이 열리는 4월 중순까지 6개월동안 KPGA 투어프로들은 '방학'이다. 출전하고 싶어도 그럴 대회가 없다.
신임 구자철 회장은 임기 첫 해인 내년에 5개 대회를 신설하겠다고 공언했다. 공약을 실현하려면 미국PGA투어나 미국LPGA투어의 커미셔너처럼 회장이 직접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 KPGA 회원들이나 KPGA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원한다.
◆임성재, 미국PGA투어 첫 승은 언제쯤?
임성재는 미국PGA투어 데뷔연도인 지난해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않고도 투어 신인상을 받았다.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30명이 출전하는 투어챔피언십에도 나갔다.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팀 단장 추천으로 나가 3승1패1무로 팀 최고성적(타이)을 냈다. 연초 98위이던 그의 세계랭킹은 지금은 34위로까지 뛰어올랐다.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일컬어지는 내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출전권도 확보했다.
그에게 남은 것은 투어 첫 승이다. 동료 프로나 전문가들은 "임성재의 미국PGA투어 첫 승은 시간 문제"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가 언제 우승 물꼬를 틀지, 처음 나가는 마스터스에서는 어떤 성적을 낼지 한국팬들의 이목이 쏠려있다.
◆미켈슨·최경주, 시니어투어 진출 자격
필 미켈슨과 최경주는 동갑이다. 둘 다 1970년생이다. 최경주는 5월19일, 미켈슨은 6월16일이 생일이다. 미켈슨은 지난 11월 초 26년만에 처음으로 세계랭킹 50위 밖으로 밀려났으나 여전히 미국PGA투어에서 우승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은 65위다.
미켈슨은 내년 6월16일 이후엔 만 50세 이상 선수들만 출전자격이 있는 미국PGA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 나갈 수 있다. 그런데 6월18일에 US오픈이 열린다. 미켈슨은 US오픈을 제외한 나머지 세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US오픈에서는 여섯 차례나 2위를 했기 때문에 그 우승에 '한'(恨)이 맺혀있다. US오픈에서 우승해야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된다. 또 우승하면 역대 최고령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될 수 있다. US오픈 다음주에는 US시니어오픈이 열린다. 미켈슨은 내년에 이 두 대회에 모두 나가 우승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경주도 시즌 중반에 챔피언스 투어 출전자격을 갖게 되지만 당분간은 미국PGA투어 대회 출전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는 미국PGA투어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다인 8승을 기록중이다. 그는 "10승은 채운 후 시니어투어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고 말해왔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