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 전구들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베트남 등 제3국이 얽혀드는 복잡한 이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공급되는 트리 전구는 중국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 왔는데, 무역전쟁 여파로 상당수 바이어들이 베트남 등 중국 외의 공급처를 찾으면서 중국산이 베트남산으로 라벨만 바뀌어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증권거래소 밖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불을 밝히고 있다. 2019.12.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올해 1~10월 미국의 베트남산 크리스마스 전구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중국산 수입은 49% 급감했다.
지난 5월 미국이 중국산 전구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자 베트남산이 대체재로 급부상한 결과다.
하지만 베트남산 전구는 대부분 실상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라벨만 바꿔치기 한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베트남의 한 상점 주인은 "직접 생산하면 중국산 부품을 조립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며 "특히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올해 중국산 부품의 수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수법은 트리 전구뿐 아니라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전을 벌여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기 전부터 활용됐지만, 무역전쟁으로 그 규모가 급증한 것이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을 '무역 남용 국가'라고 비난했고, 미국은 불법 환적을 근거로 베트남산 철강에 400% 이상의 관세를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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