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카지아니스 "北, 이미 '도발의 길' 들어서"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가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며 "한국시간으로 25일 오전 8시에서 낮 12시 사이에 시험발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을 내놨다.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CNI) 한국 담당 국장은 "북한이 '연말 시한'을 목전에 두고 대미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미 도발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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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으로 평가되는 북한의 '화성-14형'.[사진=노동신문] |
다만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25일 오전 8시~낮 12시 사이에 ICBM을 발사할 것'이라는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는 언급하지 않았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아울러 23일 개최된 한중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의 도발을 막기에 역부족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중정상회담이 공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며 "북한은 이미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의 분석과 대치되는 의견도 만만찮다. 대표적으로 북한이 차후 쏘아 올릴 발사체는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아닌 위성발사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는 북한이 직접적인 대미 위협 메시지로 읽힐 수 있는 ICBM과 SLBM 대신 저강도 도발 차원에서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성탄절 당일이 아니라도 미국에 선물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북한은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보다는 현실적으로 위성발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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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 [사진=노동신문] |
반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북한의 도발과 새로운 길과 관련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내년 초 신년사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그 전까지는 고강도 도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의 '성탄절 선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협상안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위협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은 미북 간 새로운 긴장국면과 대북제재 강화로 이어질 실질적인 도발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중국의 영향력도 언급하며 "중국은 김정은의 (핵·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약속을 유지하도록 배후에서 설득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추가적인 대북지원과 느슨한 제재 이행 등을 약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국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막을 것"이라며 "상황 관리 차원에서 중국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북한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