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회, 경영진 지원·조율·견제 등 역할
후임으로 김기남 부회장, 박재완 사외이사 등 거론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삼성전자 이사회를 이끄는 이상훈 의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사회 중심 경영' 방침도 장애물을 만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의장 공백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중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상훈 의장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에서 노동조합 와해공작 혐의로 징역 1년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18 mironj19@newspim.com |
◆이재용 부회장 있는데 이사회 의장 공백이 크냐고?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있는데 이사회 의장의 공백이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냐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재계에 따르면 이는 삼성전자 사정을 잘 알지 못해서 나오는 소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는 최고 수준, 그리고 글로벌 선두 기업들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지는 기업"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라는 총수 경영인에 가려졌을 뿐 삼성전자의 큰 사안은 모두 이사회를 통해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부회장이 큰 그림을 그리고 그에 대한 투자나 방향 등을 제시하면, 이사회는 이를 사업적으로 검토하고 타당한 지 여부를 따져본 후 확정을 짓는다"라며 "이런 이사회의 의장이 자리를 비우게 되는 사태가 발생했으니 삼성전자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 역사에서 이사회 의장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훈 의장은 2017년 하반기 의장으로 내정된 이후 2018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사내이사 5명 중 이 부회장과 부문별 대표이사 3인을 제외한 이상훈 사장이 의장을 맡았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이사회 책임경영'과 '투명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 부회장과 각 사업부문 대표이사의 경영에 대해 조율과 견제, 그리고 지원 등의 역할을 맡아왔다.
◆박재완 전 장관·김기남 부회장, 후임 이사회 의장 후보
삼성전자는 이 의장 공백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후임 이사회 의장으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성균관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삼성전자의 사외이사이고, 김 부회장은 사내이사면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대표이사다.
김 부회장이 후임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될 경우 DS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다는 '이사회 책임경영'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다만 여러 재판들로 인해 사장단과 임원 인사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점이 변수다.
박 전 장관은 올해초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삼성전자 사외이사 중 가장 오랫동안 맡았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현 상황에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투명경영을 강화할 수 있다며 적임자로 박 전 장관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에 대해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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