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애플·테슬라·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델 등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5개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코발트 공급망에서 아동 노동 착취가 이뤄지고 있음을 인지하고도 이를 시정하지 않고 이득을 취한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민주콩고 내 코발트 광산에서 일하던 아동 노동자의 14개 가정을 대신해 미국 소재 비영리 인권단체인 국제권리변호사회(IRA)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 위치한 북 키부주 고마시 키투쿠항에서 아이들이 키부 호수 북부에서 남부로 건너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2019.09.29. |
IRA는 이들 기업이 아동 노동자의 죽음이나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진 노동 착취와 연계된 공급망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D.C. 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는 몸이 뒤틀리거나 사지가 잘려나간 어린이들의 사진 자료가 포함됐다.
이번 소송을 제기하는 당사자인 14개 가정의 어린이 14명 중 6명은 광산 터널 붕괴로 사망했고 나머지 어린이들은 마비 등 심각한 장애를 남긴 부상을 입었다고 IRA는 설명했다.
피해자 측에서 이번 사건을 맡은 변호인 테렌스 콜링스워스는 "세계에서 가장 근사한 기기를 만들고 가장 부유한 이들 기업들은 싼 가격에 코발트를 얻기 위해 어린이들이 죽음을 당하고 불구가 되는 것을 방관했다"고 비난했다.
코발트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드는 핵심 광물이다. 전 세계에 공급되는 코발트의 절반 이상이 민주콩고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코발트 생산 과정에서 인권 침해와 불법 채굴, 부패 등이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소송은 영국 광산기업 글렌코어가 소유한 코발트 광산에서 일하던 어린이들에 대한 것으로, 6세 어린이까지 포함됐다. 극심한 가난으로 학교를 떠나 광산으로 향한 어린이들은 하루에 고작 1달러50센트(약 1749원)을 받으며 글렌코어의 광산에서 일주일에 6일씩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렌코어 측은 "민주콩고에서 글렌코어가 생산하는 코발트는 산업용 구리 생산과정에서 얻은 부산물"이라며 "우리는 손으로 채굴한 광물을 구매하지 않고 아동 및 강제 노동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 대해 델 측은 "채굴 과정에 아동 노동이 포함된 것을 절대 인지하지 못했다"며 "즉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테슬라, 알파벳, MS 등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