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통해 추도사 보내..."슬픔 주체할 길 없어, 안타깝고 허전"
"한국 기업의 글로벌화 이끌어...헌신적 애국자이자 경제 외교관"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별세를 애도하며 "도전과 개척의 삶을 산 분으로 해외를 무대로 글로벌 기업을 키웠다"라고 추모했다.
허 회장은 10일 '대한민국을 세계로 이끄신 김우중 회장님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추도사를 통해 "먼 곳에서 들려온 애통한 소식에 밀려드는 슬픔을 주체할 길이 없다"며 "늘 재계의 큰 어른으로 남아 계시리라 믿었는데 황망히 저희 곁을 떠나시니 애달픔과 안타까움만 남아 허전함이 더해가는 하루"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중 CEO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고 있다. 2019.09.25 pangbin@newspim.com |
김 전 회장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했다. 허 회장은 "만 30세 가난이 당연했던 그 시절, 기업을 손수 일구고 해외를 무대로 글로벌 기업을 키웠다"라며 "가장 먼저 가장 멀리 세계로 발을 딛는, 몸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길을 보여 줬다"라고 언급했다.
허 회장은 경영철학으로 '세계경영'을 내세운 김 전 회장을 기리며 "좁은 이 땅에서 벗어나면 세계에 희망이 있다던 큰 뜻을 저희는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말씀에 많은 기업인들과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해외로 나갈 수 있었다"라며 "그런 시작이 결실을 맺어 지금 우리나라는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글로벌 교역 국가로 우뚝 서 있다. 세계 7대 무역국이 된 지금도 회장님의 깊은 뜻은 변함없이 저희 마음속에 아로새겨져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품질 제일주의를 선언, 튼튼하고 견고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회장님의 강한 의지는 당시 신선한 충격으로 회자되고 있다"며 "싸게 만들어 많이 팔기에만 바빴던 시절,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당신의 철학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김 전 회장을 '헌신적인 애국자'로 회고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수출이 위기 극복의 열쇠라 여기고 해법을 제시했다"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각 그룹들을 설득하신 후,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경상수지 흑자 확대방안'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장님의 열정으로 선진 기업들과 세계 금융기관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시작됐다"면서 "대외 신인도 향상은 빠른 위기 극복으로 이어져 경제활력 회복의 토대가 되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이 '경제 외교관' 역할을 하며 대북사업을 추진한 점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허 회장은 "1980년대 국가간 통상마찰이 커져갈 시기, 통상사절단 민간 대표로 몸소 뛰면서 선진국과의 무역 분쟁을 최소화하는데 앞장 섰다"라며 "남북교류가 어려웠던 시절, 북한과의 경제인 교류를 시작했고 지금도 그 연결고리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회장님의 고귀한 뜻이 한반도 전역에 퍼지는 그 날이 바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이루는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 회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에 처해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회장님의 혜안과 경험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전 세계를 누비며 답을 찾았던 회장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으신 회장님의 첫 발걸음으로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고 대한민국에서 세계를 바라볼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가 일류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다면 그것은 회장님의 첫 걸음 때문임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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