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총선을 사흘 앞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병원 바닥에 누워 있는 4세 환자의 사진을 보길 꺼려한 태도를 보인 것도 모자라 사진을 보여준 기자의 휴대폰을 뺏어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영국 ITV의 조 파이크 기자와 인터뷰를 가졌다. 파이크 기자는 인터뷰 도중 사진 한 장을 보여주려 존슨 총리 앞에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 보였다.
사진에는 병원 바닥에서 코트를 깔고 누워 수액을 맞고 있는 4세 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ITV에 따르면 폐렴 의심 환자인 아이는 병원에 침상이 부족해 바닥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사진은 이날 제1야당 노동당 지지 성향의 일간 데일리 미러에 1면을 장식한 것이기도 하다.
존슨 총리는 기자가 들어 보인 사진을 보지 않으려 하는 태도를 보였고, 대신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보수당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후 존슨 총리는 기자의 휴대폰을 뺏어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고 설명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항의하자 그는 결국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보며 "끔찍하다. 끔찍한 사진이다. 나는 아이의 가족과 NHS에서 끔찍한 경험을 한 모든 이들에게 사과한다. 하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NHS를 지원하는 일"이라며 다시 유세에 나섰다. 이어 "전반적으로 NHS 환자들은 이 불쌍한 아이보다 훨씬 나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소셜 미디어에는 존슨 총리의 무신경한 태도가 담긴 영상이 나돌았고 많은 네티즌은 분노했다.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은 일정에 없이 사진 속 병원을 방문했다. 취재진은 보수당이 논란에 휩싸일 것에 놀라 병원을 방문한 것이냐고 질문했고 핸콕 장관은 "아니다. 국민들은 (NHS에 대한) 투자 증가를 실체로 보고 싶어 한다. 우리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부인했다.
BBC방송의 정치부 편집장 로라 쿤스버그는 핸콕 장관이 방문한 병원 앞에 노동당 지지자들이 몰렸다며 이중 한 지지자가 그의 고문 한 명을 주먹으로 쳤다고 트윗했다. 그는 이후 한 시위자가 뻗은 팔에 핸콕 장관의 일행이 부딪친 것 뿐이라며 글을 정정했다.
영국 ITV 기자가 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리스 존슨 총리 인터뷰 영상 캡처. [사진=조 파이크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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