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오는 10~1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2019년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에 전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1.50~1.75%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월가는 정책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점도표와 내년 거시경제 전망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이미 내년 10년물 국채 수익률 전망치를 낮춰 잡기 시작했다. 경기 하강 기류와 침체 리스크 속에 국채 수익률의 하락 압박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플레이션과 추세적인 금리 하락 등 이른바 '일본화'가 2020년 미국과 유럽 전반에 보다 뚜렷해질 가능성도 제시됐다.
연준이 지난 10월 올들어 세 번째 금리인하로 중기 조정을 마무리 한 만큼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서프라이즈'가 나올 여지는 낮다는 데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15일 156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 시행을 앞둔 시점이라는 사실과 내년 경제 펀더멘털 및 기준금리 추이에 대한 정책자들의 전망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특히 점도표에서 제시되는 2021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통해 중기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정책자들의 판단을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다.
크레디트 스위스(CS)는 투자 보고서에서 2020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1.625%로 제시되는 한편 2021년과 2022년 각각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시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밖에 2021년과 2022년 GDP 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고용과 관련해 연준은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한편 하강 기류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IB 업계는 연말을 앞두고 10년물 국채 수익률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이 전망치를 당초 1.82%에서 1.20%로 대폭 떨어뜨렸다.
미국 경제가 내년 2~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 침체에 빠지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밖에도 주요 IB들은 대부분 내년 말까지 10년물 수익률이 2% 아래에서 약세 흐름을 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지속될 여지가 높고, 미국 대통령 선거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 정치적 변수 역시 금리 하락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얘기다.
HSBC와 BMO가 내년 10년물 국채 수익률 전망치를 나란히 1.50%로 제시했고, TD 역시 1.60%로 점치고 있다. 모간 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각각 1.75%와 1.80%를 예상하고 있고, JP모간과 골드만 삭스가 각각 2.05%와 2.25%로 2%를 웃도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내년 소위 일본화 현상이 유럽과 미국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체되는 한편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상황이 미국을 포함해 주요국 전반으로 번지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셈이다.
니코 애셋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랜즈 머니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일본화는 장기간에 걸쳐 지구촌 경제에 뿌리내릴 것"이라며 "특히 유럽이 일본의 전철을 밟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