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멕시코가 새로운 북미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핵심쟁점인 철강 부문에 대한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협정이 비준된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조약을 지키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셀로 에브라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협정이 비준되는 즉시 조약을 즉시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정 비준 이후 적어도 5년이 지나고 나서 철강 관련 조항을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멕시코, 캐나다, 미국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에브라드 장관은 멕시코에서 알루미늄 관련 조항은 아예 수용할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USMCA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기 위해 주도한 새 무역협정이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국은 지난해 USMCA에 서명했지만 의회 비준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멕시코 의회는 올해 USMCA 비준을 마친 상태다.
미국 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자동차 원산지 표기와 관련해 '북미산 철강·알루미늄'의 구성에 대한 정의를 까다롭게 개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철강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USMCA는 승용차의 40%는 시급이 16달러가 넘는 노동자가 생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미국 민주당은 미국 노동자와 환경을 보호하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며 연내 비준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멕시코가 근로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 조사단을 멕시코에 파견해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에브라드 장관은 조사단 패널에 전문가와 제 3국을 넣는다면 이를 수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멕시코 협상 대표인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차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11시간 동안 대화 이후 결론을 내진 못했지만 "잘되가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미국 측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USMCA 최종 타결에 매우 근접해졌다고 보도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