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하원에서 무슬림 소수민족 탄압에 관여한 중국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 등을 행정부에 요구하는 '위구르 인권 법안'(Uighur Act·위구르 법안)이 통과됐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하원은 찬성 407표, 반대 1표로 위구르 법안을 가결해 상원으로 넘겼다.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치면 법률로 제정된다.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법안은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 등 무슬림 소수민족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정부 관계자에 대한 제재 부과를 행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행정부에 법안 제정 이후 120일 이내에 탄압 행위에 책임이 있는 관료들의 명단을 작성해 의회에 보고하고 '국제 마그니츠키 인권책임법'에 따라 해당 관리들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법안은 관련 인사로 신장 자치구 당서기인 천취안궈를 거명했다.
국제 마그니츠키 인권책임법은 인권을 유린하는 개인과 단체에 국제 사회가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비자 발급을 금지하는 등 제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위구르 법안에는 대통령이 국익에 영향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제재를 유보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법안은 또 중국 정부의 무슬림 소수민족 탄압을 규탄하고, 중국 측에 신장 북서부에 위치한 관련 수용시설을 폐쇄할 것을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국무부에 수용시설에 구금된 구체적인 인원을 파악해 신장 자치구에서 이뤄지는 학대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아울러 안면·음성 인식 기술을 포함, 개인에 대한 감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의 대(對)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유엔 인권위원회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등 신장 자치구 소수민족의 10%에 달하는 100만명을 수용소에 억류하고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2019.10.21.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대해 중국은 구금 시설에 대해 테러범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교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소수 민족의 정체성과 종교를 말살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신장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중국 정부의 구금 행위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것 만으로도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중국 정부의 뜻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중국 정부가 위구르법을 추진한 미국 관계자와 의원들에 대해 비자 제한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모든 미국 외교여권 소지자들의 신장 방문이 금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로이터는 하원의 법안 통과는 미국에서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이 제정돼 중국이 분노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홍콩인권법 제정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 군함과 군용기의 홍콩 진입을 당분간 보류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미국에 본부를 둔 NGO 5곳에 제재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제제 대상 NGO는 △휴먼라이츠워치 △프리덤하우스 △미국국가민주기금회 △미국국제사무민주협회 △미국국제공화연구소 등이다. 제재로 NGO 관계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 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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