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일본 야구계의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가 투수로 깜짝 변신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스즈키 이치로(46)는 1일 일본 고베시 홋토못토 필드에서 열린 동네 야구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투수로 그라운드에 섰다.
이치로는 지난 9월 고향 친구들과 함께 '고베 치벤'이라는 동네 야구단을 창단했다. 그는 현역 시절 등번호 51번이 아닌 1번을 달고 마운드에 올라 16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완봉승을 거뒀다.
이날 고벤 치벤과 맞붙은 팀은 와카야마시 중고교 교직원으로 구성된 '와카야마 치벤'이였다. 이치로는 연식공을 사용해 131개를 던지며 6피안타 1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수확했다.
지난 3월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은퇴 인사를 전하는 이치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치로는 와카야마 치벤과의 맞대결을 마친 뒤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종아리 쪽에 경련이 있는 느낌이지만, 어깨와 팔꿈치는 괜찮다. 더 던질 수 있다. 무척 즐거웠고, 내년에도 또 뛰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타석에서 이치로의 공을 타석에서 직접 경험한 후지타 기요시 와카야마 중고교 이사장은 "칠 수 없는 공이었다. 130km는 나온 것 같다. 느슨한 공을 던지면 실례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정면 대결을 해줬다. 과연 이치로답다. 내년에 다시 경기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올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고령으로 활약하던 이치로는 지난 3월21일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빅리그 통산 2653경기에서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 도루를 기록, 일본과 미국에서의 안타를 모두 합치면 4367안타를 작성한 일본 야구계의 레전드다.
지난 1992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한 이치로는 1994년 한 시즌 안타 210개를 터뜨리며 '타격 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0년까지 일본에서 활동한 이치로는 타격 1위 7번, 최다 안타왕 5번, 출루율 1위 5번 등을 달성하며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해 미국땅을 밟았다.
미국 데뷔 첫 해에는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과 최우수선수상(MVP)을 휩쓸었으며,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200안타 이상을 달성했다.
일본 야구계의 전설로 남은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아시아선수 최초로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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