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8일 오후 4시부터 누리집에 명단 공개
65곳 중 94%가 종교단체…대부분 사찰 '불명예'
신원·더존·상운의료재단 3곳 상속증여세법 위반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 종교단체 A는 실제 수령한 기부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짓으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줬으며, 발급내역도 작성하지 않았다가 국세청 조사에서 덜미를 잡혔다. 허위 발급 건수가 수백건, 발급액이 수억원 규모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A단체에 가산세 수백만원을 추징하고 허위발급자들에게는 소득세 수천만원을 추징했다.
전국의 유명 사찰을 비롯한 종교단체 65곳이 기부금 영수증을 엉터리로 발급했다가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특히 적발된 단체 대부분이 사찰로 드러나 불교계의 '망신살'을 자처했다.
◆ 유명 사찰 줄줄이 덜미…부처님 얼굴에 '먹칠'
국세청은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한 종교단체 65곳의 명단을 28일 누리집에 공개하고 종교계에 경종을 울렸다. 공개 항목은 단체의 명칭, 대표자, 국세추징 건수 및 세액, 거짓영수증 발급 건수 및 발급액, 의무불이행 내역 등이며, 이날 오후 4시부터 공개된다(아래 첨부파일 참고).
기부금 영수증 허위발급 사례 [자료=국세청] 2019.11.28 dream@newspim.com |
공개 대상은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5회 또는 5000만원 이상 발급한 단체 47곳과, 기부금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작성·보관하지 않은 단체 14곳이다. 또 상속·증여세법상 의무를 불이행해 1000만원 이상 추징당한 단체 4곳도 포함됐다.
유형별로는 종교단체가 61개로 전체의 94%를 차지했으며 대부분이 사찰로 드러났다. 도덕적으로 모범을 보여야할 종교단체들이 오히려 관행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러왔다는 점에서 비난이 확산될 전망이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허위발급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경북 영주시 안정면에 위치한 '용봉암'(대표자 이영순)으로서 무려 571건(13억9600만원)의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5500만원 규모의 발급명세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경남 사천시 신벽동에 위치한 '능인사'(대표자 성영숙)가 2위(발급건수 기준)의 불명예를 안았다. 무려 246건(2억5600만원)의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했으며 3억8500만원 규모의 발급명세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광주시 송정동에 위치한 '해인사'(대표자 황동수)는 181건(2억8900만원)의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작성해 3위를 차지했다. 전북 고창군에 위치한 '황룡사'(대표자 이성식)도 158건(4억3700만원)을 허위로 발급해 뒤를 이었다.
◆ 의료법인 3곳도 증여세 탈세 '꼼수'
의료법인 3곳도 상속·증여세법을 위반했다가 국세청에 적발됐다.
경기도 화성시 석우동에 위치한 의료법인 상운의료재단(대표자 김옥숙)은 상속·증여세법을 위반했다가 증여세 2000만원이 추징됐다.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에 위치한 의료법인 신원의료재단 신원의원(대표자 이준형)도 증여세 1500만원이 추징됐으며,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에 위치한 더존의료재단(대표자 이금자)도 증여세 1100만원을 추징당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법상 의무 위반행위자에 대한 명단 공개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불공정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건전한 납세문화를 조성해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 국세청 2019년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65개 및 조세포탈범 54명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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