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백악관에서 쫓아냈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애국자'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법원의 결정으로 볼턴 전 보좌관의 하원 탄핵 증언 가능성이 커지자 일찌감치 '볼턴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올린 트위터 글들을 통해 "워싱턴DC 늑대들과 가짜뉴스 언론들은 의회 증언을 강제당한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나는 미래의 대통령들과 대통령실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는 사실 사람들이 증언하는 것을 좋아한다. 도널드 맥갠의 존경받는 변호사는 내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이미 말했다"면서 "존 볼턴은 애국자이고 내각 우크라이나에 대한 돈(원조) 지급을 보류한 것은 부패한 나라이기 때문이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 자신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나 믹 멀메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릭 페리 에너지 장관 등도 민주당이 허위로 꾸민 청문회 나가서 증언해주기를 바라지만, 미래의 대통령을 위해 이를 막고 있다고 강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 중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볼턴 전 보좌관과 관련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전격 경질한 뒤 "볼턴 때문에 북한을 비롯한 대외 정책들이 잘못됐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쫓겨난' 볼턴 전 보좌관 역시 강연 기회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급한 대북 정책과 동맹관을 비판하며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워싱턴 정가에선 볼턴 전 보좌관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전말을 밝혀줄 핵심 증인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하원 탄핵 청문회에선 볼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볼모로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이끌어 내려 한 트럼프 대통령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계획을 알아채고 크게 반발했다는 증언이 수차례 나왔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백악관은 전현직 고위 당국자들의 미 하원 청문회 출석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며 이들의 입을 막았다. 그러나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지난 25일 '러시아 스캔들' 의혹 핵심 증인으로 지목된 도널드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의회 증언 문제와 관련, 전·현직 고위 백악관 관료에 대해 증언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소송을 기각했다.
이를 준용할 경우 볼턴 전 보좌관이 하원 탄핵 청문회 출석을 막은 법적 장애물도 사라질 수 있다. 볼턴 전 보좌관도 최근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미 하원이 법원 판결을 얻어내면 탄핵 청문회에 출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볼턴이 작심하고 의회에서 '보복 증언'에 나서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패 때문에 원조 지원을 늦춘 것'이라는 모법 답안을 설명하며 황급히 볼턴 달래기에 나선 이유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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