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3분기 영업익 255% ↑…휴메딕스 분기 최대 실적
보톡스·필러, 글로벌 시장 규모 각각 5조·4조원 달해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필러와 보톡스 등 미용 의료 시장이 높은 영업이익률로 국내 제약사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보완재 성격이 강한 두 제품의 영역을 글로벌 시장까지 넓혀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82억17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5% 급성장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는 전년 대비 33.4% 증가한 158억원의 매출고를 올렸고 'HA필러'는 104% 증가해 매출액이 49억원이었다.
휴온스 자회사 휴메딕스는 히알루론산 필러 '엘라비에 프리미어'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올 3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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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 높은 이익률·보완재적 성격 가진 필러·보톡스
미용 의료 시장의 필러와 보톡스가 제약사들의 성장을 견인하는 것는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필러와 보톡스의 영업이익률은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톡스는 미생물인 보툴리눔 톡신에서 독소 단백질을 분리정제하고 소량으로 나눠서 만들어진다. 보툴리눔 톡신은 살아있는 생물이라서 온도, 습도 등 조건만 맞으면 자체적으로 증식한다. 추가적인 비용 없이 원재료가 늘어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높다.
보톡스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원재료도 아주 소량이 사용된다. 1개 보톡스 바이알(약병)을 만들려면 보툴리눔 톡신 5나노그램(1나노그램=10억분의 1g)만 있으면 된다. 보툴리눔 톡신과 초기 시설만 확보하면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
필러는 주로 얼굴의 주름제거를 위해 사용된다. 주름이나 함몰된 부위에 충전제 성분을 주입하는 주사제 형태의 의료기기다. 시술 시간이 짧고 시술 즉시 효과가 나타나며 통증은 적다. 의료기기기 때문에 판매 허가 규제 장벽도 낮은 편이다. LG화학, 메디톡스, 휴젤, 휴온스, 일동제약, JW중외제약 등 제약사가 판매하고 있다.
미용 의료 시장은 비급여로 처방되는 대상인데다가, 필러와 보톡스는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두 제품은 제약사들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톡스가 주름을 펴면 필러가 얼굴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 서로 보완적"이라며 "대체재가 아니기 때문에 제약사 입장에서는 두 제품군을 다양화해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하는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맞는다는 점도 꾸준한 수익창출원이 되는 이유다.
◆ 경쟁 심화 감안해도 큰 시장 확대 가능성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
다국적제약사 애브비가 지난 6월 무려 73조원을 들여 앨러간을 인수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앨러간의 연간 매출은 약 18조원으로, 이 중 30%는 보톡스, 필러 등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 세계 보톡스 시장과 필러 시장 규모는 각각 5조원, 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올해 5월 미국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유럽에서 최종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달 캐나다에도 공식 출시됐다.
메디톡스 '뉴로녹스'는 지난 9월 중국 허가 심사를 완료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휴온스는 2016년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 '휴톡스'를 허가받아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6월 국내에도 출시했다.
휴메딕스는 히알루론산 필러 '엘라비에'를 전 세계 27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휴젤 필러 더채움은 일본, 페루, 볼리비아 등 전 세계 19개국에 진출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러와 보톡스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전체 시장도 확대되고 있고, 대형 제약사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라며 "아직 미용 의료 시장이 발전하지 않은 개발도상국까지 합하면 경쟁 심화를 감안해도 시장 확대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