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관보는 인위적인 데드라인 설정에 거부감
당분간 팽팽한 기싸움 이어갈 전망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8일(현지시간) 북미 관계 정상화의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며 미국이 연말 이전까지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연말 협상 시한 설정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북미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조 국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9 모스크바 비확산회의'(MNC)에서 "우리는 미국에 많은 시간을 줬고, 올해 연말까지 일종의 결과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조 국장은 이어 "그렇지만 기회의 창은 매우 닫히고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일방적인 조치로 해결될 수 없다"면서 "미국 측으로부터 적절한 대응을 보기를 원하고 그것이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국장의 언급은 미국이 연말 이전까지 비핵화 협상과 관련, 기존의 입장을 대폭 완화한 전향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는 평양 당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미국을 상대로 '벼랑 끝 전술'을 즐겨 사용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대북 성과가 절실할 것이란 판단에 아래 최대한 양보를 이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그러나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일본에서의 기자 회견에서 북한의 인위적인 데드라인 설정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스틸웰 차관보는 "북한이 스스로 더 안정적인 안보 환경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을 테이블로 끌어내길 원한다면, 북한은 현재 이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그것을 이용해야지, 인위적 데드라인 같은 것을 설정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북미는 최근까지 대화 불씨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정부도 평양에 대한 일방적인 양보가 불러온 비판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한동안 날카로운 신경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북미는 지난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핵화 실무 회담을 가졌으나 결렬된 바 있다.
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