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2030 세대에게 내 집 장만의 꿈이 점차 실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눈덩이로 쌓인 학자금 대출을 갚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휘는 데다 11년 전 금융위기 이후 연방준비제도(Fed)가 시행한 초저금리 정책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 주택 매입은 언감생심이다.
맨해튼의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 [사진=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미국인의 생애 첫 주택 구입 연령 중간값이 33세로 나타났다. 이는 1981년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전체 주택 구입자들의 연령 중간값 역시 47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치는 3년 연속 상승했다.
내 집을 마련하는 이들의 연령이 지난 1981년 31세에서 장기간에 걸쳐 가파르게 상승한 셈이다.
무엇보다 미국 전역에 걸쳐 구매 가능한 주택이 부족한 현실이 내 집 장만의 꿈을 멀어지게 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연준의 장기적인 통화완화 정책에도 부동산 시장의 문턱이 높아진 것은 초저금리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 매입자들의 연령과 함께 평균 소득이 지난해 말 기준 9만3200달러로 높아진 것은 이 같은 상황과 같은 맥락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학자금 대출도 미국 2030 세대의 내 집 장만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 학자금 대출 잔액은 1조달러에 달한다.
어렵사리 취업난을 뚫고 일자리를 찾아도 대다수의 청년들이 대출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주택 시장 규제로 인해 부동산 매입 시 최초 납입금 부담이 높아진 것도 2030들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부분이다.
대학이나 대학원 학업을 위해 조달한 대출금을 상환하면서 최초 납입금을 모으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생애 첫 주택 구앱자들 가운데 약 3분의 1 가량이 부모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초기 지급액을 마련한 것으로 집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했다.
이 밖에 초혼이 늦춰지는 사회적인 추세 역시 20~30대 젊은 층의 주택 매입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원인으로 꼽힌다.
제시카 로츠 NAR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주택 가격 상승이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가로막는 심각한 문제"라며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에 월세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주택 매입 자금을 확보하는 일이 팍팍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