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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먼저다]"옷장 안에 무엇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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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휘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

[편집자] 보건복지부 2019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자살자 수는 1만2463명이다. 하루에 34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리투아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자살률이다. 2013년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수는 줄고 있지만 이를 시도한 사람은 여전히 증가 추세다. 다양한 이유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은 그 뒤에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거나 실제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지속적인 전문가 기고를 통해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시스템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매년 11월의 둘째 목요일은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이하 수능)을 보는 날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많은 학생이 수능시험에 도전할 것이다. 단 한 번의 시험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심리적 압박감은 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지수를 올리는 큰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학의 서열화가 견고한 우리 사회에서 수능 실패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상실감을 안겨 줄 뿐만 아니라 어쩌면 이 사회에서 도태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마저도 조성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매년 수능 시험이 끝나고 난 후 안타깝기 그지없는 뉴스를 접하곤 한다. 수험 기간을 끝낸 해방감을 맛보기도 전에, 수능 성적에 좌절하여 스스로 꽃 같은 목숨을 버리는 학생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착잡한 마음이 든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들려오는 뉴스이지만 좀체 익숙해지지 않고 또 그래서도 안 되겠다.

김찬휘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그 외에도 많은 학생이 자살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한다. 자살의 원인 또한 학업성적이 독보적 1위라니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강요된 학습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수능을 계층 이동의 유일한 통로라고 주입하는 태도 또한 '수능 자살'의 심각한 공범이다. 대학의 서열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는 사상 주입을 받아온 학생들에게 수능 실패는 곧 '인생 실패'를 의미한다. 수능 점수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다시 응시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고, 반드시 대학으로 인생 전체가 결정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뇌교육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학생들은 두 번째 기회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을 수도 있다. 설마. 저 잘되라고 한 소리인데 그렇게까지 생각할까 하겠지만 채 스물이 안 된 학생들에게는 충분히 두려운 협박이라 할 수 있겠다. 제아무리 대범한 학생이라고 해도 이토록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수능 앞에 담담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쯤에서 수험생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지난 365일을 갈아 넣다시피 한 수험생활은 수능 성적과 관계없이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으며 그 시간은 앞으로의 삶에 비옥한 거름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수험 생활이 아니었던들 그토록 인내하며 한 목표로 달려올 수 있었겠는가. 어느 목표든 결과를 통해서만 인정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등산을 예를 들어보자. 뜻하지 않게 발목을 다쳐 정상에 오르지 못한 산행일지라도 새소리, 먼 산 풍경, 자신과의 내밀한 대화 등등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무수히 많다. 삶은 어떤 목표지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연결선에 있는 다양한 의미를 만나는 과정이다.

생명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나온다. 대단한 일을 도모하더라도 생명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자신을 숨 쉬고 활동할 수 있는 힘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명문대학도 명예도 의미가 없다. 누구나 좌절을 느낄 수 있지만 좌절 속에 자신을 잃지는 말자. 혼자 힘으로 어렵다면 친구든 누구에게든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하도록 하자.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인 C.S. 루이스는 '우리가 지나온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일들이 있다 (There are far, far better things ahead than anything we leave behind)'라고 말했다. 아직 우리에게 가장 좋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얘기이다.

나니아 연대기의 그 장엄한 모험이 시작되는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옷장 안에 무엇이 있는데요?" 아쉬운 수능 점수가 인생의 오점이라고 생각한다면 한 번만 더 생각해보자. 사실은 옷장 문고리를 잡다가 실수로 놓쳤을 뿐이라고.

언제든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말이다. 그 옷장 문을 열면 나니아 연대기보다 몇 배로 위대한 모험과 전혀 몰랐던 새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음을 생각해보라. 인생은 때때로 숨 막히게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한다. 어쩌면 오늘은 곧 다가올 빛의 작은 그림자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찬휘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 디지털대성 대성마이맥 입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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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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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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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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