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행 축소 '4단계' 조처를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 생방송을 통해 6일부터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의 원심분리기에 가스를 주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합의 서명국들이 합의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면 지금까지 취한 이행 축소 조치들을 모두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하니 대통령은 "포르도 농축시설이 민감한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들이 약속을 지키면 다시 가스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핵합의에서는 포르도 농축시설의 전면 가동 중단을 강제하고 있으며,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만 허용하고 있다.
포르도 농축시설의 원심분리기에는 우라늄 농축의 원료인 육불화우라늄 기체를 주입해서는 안 되며 2031년까지 농축 관련 연구를 포함해 모든 활동이 금지됐다.
이란은 전날에도 원심분리기 추가 가동을 통해 핵합의 파기에 속도를 냈다. 이란 원자력청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청장은 4일(현지시간) "오늘 우리는 30기의 IR-6 추가 가동을 확인했다. 이란은 이제 60기의 IR-6를 가동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지난 2015년 체결된 핵합의는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원심분리기 초기모델인 IR-1 가동만을 허용했다.
이란은 지난해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하고 올해 들어 전면 경제 제재를 가하자 핵합의 이행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1주년인 지난 5월 8일 1단계 조처로 농축 우라늄(우라늄 동위원소 기준 202.8㎏. 육불화 우라늄 기준 300㎏)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초과할 것이라 경고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후 1단계 조처 60일 후인 7월 7일에 우라늄 농도 상한(3.67%)을 넘길 것이라고 예고하고 이튿날 농축도를 4.5%로 올리는 2단계 조처를 취했다.
이어 3단계 조처로 9월 6일에 원심분리기 관련 연구·개발(R&D) 활동에 대한 모든 제한을 해제했다.
이란은 매 단계마다 미국을 제외한 영국·중국·프랑스·독일·미국·러시아 등 서명국들에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이란산 석유 수출이 가능하도록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이행 축소 범위를 넓히겠다고 경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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