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 모니터링 중 발견
美 경매 낙찰…환수 고불식 후 범어사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외로 유출된 금정총림 범어사의 신중도가 본래 자리로 돌아왔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은 5일 환수 고불식을 열고 신중도를 되찾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던 중 신중도 1점을 발견하고 종단과 실무협력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부장 오심스님)와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스님), 문화재청 산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은 성보의 환지본처를 위해 부득이 응찰을 통한 환수를 결정하고 세부 환수방안을 협의한 바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현지에서 경매 응찰을 전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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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범어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 현장 [사진=대한불교조계종] 2019.11.05 89hklee@newspim.com |
범어사 신중도는 지난달 6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진행된 경매에서 낙찰됐다. 지난 10월30일 한국으로 돌아와 불교중앙박물관에서 간단한 보존처리를 마쳤다. 6일 환수 고불식에서 신중도를 공개한 후 원래 자리인 범어사로 봉안한다.
신중도는 1950~1960년대 국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불법으로 유출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부당한 과정에 의해 국외로 나간 건 맞다"고 설명했다.
종단 관계자는 "전체적인 화풍과 남아있는 화기 일부를 확인한 결과 이 불화가 1891년 화승 민규에 의해 조성됐고 현재 범어사에 남아있는 '칠성도'와 화기의 구성이나 내용이 유사해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됐던 작품임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외로 유출된 시기와 이유는 특정할 수 없으나 한국사회 혼란기였던 1950~1960년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중도는 여러 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범어사 신중도'는 화면 중앙에 예적금강, 마리지천, 위태천을 주존으로 좌우에 천부의 호법신과 팔부중의 호법신이 그려져있다. 예적금강 좌우로는 범천과 제석천으로 추정되는 존상과 천부의 권속이 그려졌고 마리지천과 위태천 주변을 호법신이 호위한다. 이러한 주존으로 구성된 신중도는 19세기에 유행했다. 가장 유사한 형식과 도상을 한 신중도는 1862년 '해인사 대적광전 104위 신중도'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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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범어사 신중도 [사진=대한불교조계종] 2019.11.05 89hklee@newspim.com |
'범어사 신중도'는 19세기 후반 조성되기 시작한 104위 신중도 형식을 계승한 19세기 후반 불화로 전례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20세기 조성된 104위 신중도의 전통을 보여주는 불화다.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은 "반출 문화재 신중도를 어렵게 다시 만나게 됐다. 신중도는 칠성도와 마찬가지로 극락암에 보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범어사는 극락암 신중도 환수를 계기로 성보를 온전히 보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불교문화유산은 아픈 역사와 굴곡진 근대사와 함께 견뎌왔다. 이로 인해 많은 스님과 불제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훼손되고 외부로 유출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신중도는 민생의 깃듯 성불이다. 다시금 고향으로 와 기쁘다. 이러한 인연을 만든 모든 분들이 맑은 마음으로 복전을 이루고 나라에 평안이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