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돼지고기 도매가, 20% 추락
"권역별 과도한 이동제한 등 조치.. 정부에 개선책 건의"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가 확산되면서 한돈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강도 높은 방역 작업에다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돼지고기 가격이 폭락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돈 농가 비영리단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산 돼지고기의 소비를 유도하고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위해 이날부터 '한돈농가 응원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태식 한돈협회장 겸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장[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달 기준(30일까지) 돼지고기 도매가격(탕박.등외제외)은 kg당 3156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19.3%, 평년보다 20.5% 낮은 수준이다.
지난 9일 경기도 연천을 마지막으로 양돈농가에서는 ASF이 발견되지 않은 지 3주가 지났음에도 돼지고기 가격이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10월 소비자 5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보다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다는 응답이 45.4%(239명)로 나타났다.
반면 늘렸다는 응답은 4.9%(26명)에 불과해 2019년 10월 돼지고기 소비는 전년 동월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이유로는 '돼지고기 안전성이 의심되어'가 70.3%에 달했다.
또한 방역 당국의 과도한 대응도 돼지 사육 농가 시름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태식 한돈협회장 겸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장장은 "긴급행동지침(SOP)에 벗어나는 방역과 살처분·수매는 하지 말라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며 "집돼지보다는 멧돼지에 모든 방역 정책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경기·인천·강원 등 북부 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을 넘어서는 이동을 금지하고 있다. 돼지 농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돼지고기 가격 폭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하 위원장은 "권역별로 과도한 방역을 하고 이다. 각 도별 이동제한을 하다보니 (기존) 유통 거래선이 없어졌고 이들 농가가 내놓은 돼지고기 물량이 도매시장으로 한꺼번에 몰아졌기 때문"이라며, "이로인해 돼지고기 가격과 품질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위원회 등은 향후 5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에 이 같은 제도 개선책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하 위원장은 "SOP를 과감하게 줄이면서 농가의 불편도 줄이고 방역의 애로사항을 만들지 않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1일 한돈 농가 비영리단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산 돼지고기의 소비를 유도하고,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위해 '한돈농가 응원 캠페인'을 이날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
◆ 한돈 농가 유통업계 '맞손'...소비 촉진 캠페인 실시
이와 함께 한돈 농가와 유통업체가 나서 소비 촉진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번 행사는 서울광장에서 여는 한돈 전 부위 50% 할인을 비롯해, 온오프라인 및 유통업계, 소비자 단체 등과 연계해 11월 말까지 전국적으로 이어진다.
우선 한돈자조금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 동아광장에서 대규모 할인 판매로 소비촉진 행사의 포문을 연다. 또한 내달 1일까지 한돈 직거래장터를 열어 삼겹살, 목심 등 인기 부위를 포함한 다양한 부위를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소비자 대상 한돈 안전, 안심 홍보캠페인도 함께 연다.
같은 날인 31일부터 11월 3일까지는 중구 남산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제4회 남산 한국의 맛 축제'에 참여해 한돈 무료 시식회, 경품 이벤트를 통한 한돈 안전성 알리기에 나선다.
유통업계와도 손잡았다. 대형마트는 10월 31일부터 삼겹살, 목심 등 주요부위 100g을 990원 이하에 판매하는 파격 할인행사를 연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31일부터 11월 6일까지, 이마트는 11월 7일부터 11월 13일까지 진행한다.
한돈자조금의 공식 온라인쇼핑몰인 한돈몰에서도 김장철을 맞아 보쌈 기획전을 연다. '우리 집 김장하는 날, 한돈 보쌈 한쌈' 행사를 통해 수육용 앞다리, 삼겹살, 목살 등을 최대 33% 할인한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