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전 美 국방부 장관 비서관인 스노드그래스의 저서에서 공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초부터 한국이 미국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으로 600억 달러(약 70조 원)가 적당하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의 연설문비서관 가이 스노드그래스는 29일(현지시간) 공개된 신간 '선을 지키며 : 매티스 장관 당시 트럼프 펜타곤의 내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물론, 일본 독일 등에 주둔하는 미군에 드는 비용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렸다고 밝혔다.
저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 동맹국과 해외 주둔 미군에 드는 비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평하는 한편, 비공개적으로도 외교안보팀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 외교안보팀을 이뤘던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에게 한국, 일본, 독일 등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할 수 있는지를 질문하곤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결국 외교안보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과 해외 주둔 미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2017년 7월 20일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브리핑 준비를 위한 회의 도중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관계를 평가하는 12개 경제적 효용성 척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그 기준에 따르면 '한국이 최악'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브리핑에서 매티스 장관은 미국의 안보를 위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의 중요성과 이들이 상당한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나 마찬가지"라면서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호통을 쳤다. 특히 "한국은 대표적으로 우리를 이용해온 나라(a major abuser)"라면서 "중국과 한국은 여기저기에서 우리를 벗겨 먹는다"고 소리쳤다고 소노드그래스는 전했다.
국방부 브리핑은 2018년 1월에도 열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번째 브리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을 상대로 주한 미군의 대가로 미국이 무엇을 얻고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매티스 장관은 해외 주둔 미군은 안보를 지키는 `이불`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득했다 .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손해 보는 거래야! (한국이) 주한 미군에 대해 1년에 600억달러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라며 반박했다.
소노드그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서도 돌출적 언행으로 자주 국방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9월 유엔총회 기조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노드그래스는 백악관으로부터 받은 연설문 초안에는 그런 표현이 없었으며 마지막 순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도발적인 표현으로 바꿨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