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스가하라 잇슈(菅原一秀) 경제산업상이 25일 정치자금 의혹으로 사임했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가 사표를 수리했으며 후임에는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의원이 취임한다.
경제산업상은 한국의 산업통산자원부에 해당하는 핵심 부서 중 하나로, 한국에 대한 무역 제재도 이 부서에서 다루고 있다. 지난 9월 11일 내각 발족 후 한달 만에 핵심 각료가 사임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정권 운영에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스가하라 잇슈(菅原一秀) 경제산업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스가하라 경제산업상은 각의(국무회의) 후 사표를 제출했다. 아베 총리는 이후 기자단과 만나 사표 수리 사실을 밝히고 "임명 책임은 내게 있으며 국민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법안 심의에) 일각의 정체도, 지체도 있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스가하라 경제산업상도 이날 국회 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문제로 국회가 정체돼 법안 심의가 불가능해진 건 본의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각료 사임은 지난 4월 사쿠라다 요시타카(桜田義孝) 전 올림픽담당상 이래 반년 만이다. 자민당 내에서는 이번 일로 인해, 스가하라 경제산업상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게 비난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스가하라 경제산업상은 지난주 임시국회에서 과거 지역구 주민들에게 멜론과 오징어, 게 등 고급 음식품을 선물로 돌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았다.
일본의 공직선거법은 정치인이 선거구 내에서 선물 등 기부를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결혼 축하금이나 부의금도 정치인 본인이 직접 참석해 건네는 경우를 제외하곤 인정되지 않는다. 위반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으며, 공민권(참정권) 정지 대상이 된다.
여기에 24일 발매된 주간지 '주간문춘'이 스가하라 경제산업상의 비서가 지난 17일 도쿄 네리마(練馬)구에서 지원자에게 2만엔(약 20만원)이 들어간 향전(부의) 봉투를 전달했다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보도하면서, 여당 내에서도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핵심 관료의 사임으로 아베 총리에 대한 야당의 추궁은 거세질 전망이다. 통신은 "야당 측은 아베 총리에게 임명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후임으로 취임할 가지야마 의원은 2017~2018년 아베 내각서 지방창생상을 맡은 바 있다. 아베 총리는 가지야마 의원에 대해 "경험을 살려 폭넓은 경제산업 행정을 맡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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