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싱가포르 제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이 주무 부처인 국방부와 사전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의 연설비서관이었던 가이 스노드그래스의 출간 예정 회고록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좌)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노드그래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직후 한미훈련 중단을 발표했을 때, 국방부는 '무방비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후 국방부는 '매티스 장관과 사전 논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스노드그래스의 주장에 따르면 핵심 국방정책 결정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를 따돌린 셈이다.
실상 당시 북미 정상회담 직후 매티스 전 장관은 기자들과의 비공개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훈련 중단) 결정으로 미국이 더 강해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전했다.
스노드그래스는 "매티스 전 장관은 재임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맞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동맹들을 무시하고 사전 논의 없이 성급한 발표를 일삼는 대통령에 피로감과 실망감이 축적됐다"고 설명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이 외에도 우주군 창설이나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국경지역 병력 배치 등의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 전 장관은 시리아 철군에 이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축소까지 밀어붙인 트럼프 대통령에 반발해 지난해 12월 자진 사퇴했다.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에 대한 공격을 서슴치 않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중도를 지키는 힘으로 작용했던 트럼프 행정부 내 '유일한 어른' 매티스 전 장관이 사퇴하자 한국부터 유럽, 일본까지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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