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국민들 듣고 싶은 말은 없었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에서 시정 연설에 나섰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함께 잘 사는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 등을 화두로 제시하며 경제활력 회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일제히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유감 표명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대통령이 여전히 민심을 무시하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19.10.22 |
그는 "두 달 이상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들끓게 만든 조국 지명과 임명 강행에 대해 책임 인정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조국 일가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제도에 따른 불공정인 양 왜곡하는 동시에 잘못된 관행을 운운하며 공개적으로 검찰을 압박했다"며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의 뜻과 달리 조국을 감싸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또한 "민생 경제도 정부마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마당에, 현 상황이나 국민 체감과 동떨어진 자화자찬만 늘어놨다"며 "시장이 기대하는 정책 대전환은 끝내 거부해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결국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세금 늘려 쓰겠다는 것에 불과한데 그렇다면 납세자인 국민께 최소한 지난 2년간의 실정에 대한 사죄라도 했어야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이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공수처 설치를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는 "협치를 얘기하면서도 공수처법을 강조한 것은 여당에 일방적인 강행 처리를 압박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진정 협치에 나설 뜻이 있다면 공수처법과 선거법의 날치기 강행처리를 포기하고 국회가 합의처리를 하도록 청와대는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 정권의 실정으로 고통받는 국민께 사죄 한 마디 안 하는 오늘 대통령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청와대 인적 쇄신의 시급성을 보여준다"며 "공수처 및 선거법 강행 포기와 청와대 인적 쇄신 등 책임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역시 이번 시정연설을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있고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그간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불통과 아집으로 국정을 얽히게 한 반성과 사과는 찾을 수 없었다"며 "오히려 선거제 개혁을 먼저 처리하고 공수처 도입을 나중에 하자는 여야의 약속은 또다시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경제 관련 연설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확장재정 내용은 위기 극복을 위한 일시적 조치가 아닌 복지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며 "단기적 위기 극복을 위해 장기적 비용을 늘리는 해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평화경제 제안에 북한은 '삶은 소 대가리' 운운하며 여러 번 거절 의사를 밝혔다"며 "우리만 일방적인 평화를 이야기하며 먼 미래에 남북 모두 잘사는 방법을 논하고 있는데, 당장 신음하고 있는 남한 국민들을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조국 전 장관 국면과 관련해서는 "부모의 실력이 아이들의 실력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어떻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지 대책은 찾을 수 없다"며 "'상처 받은 젊은 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불법의 문제를 도덕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미 기득권이 되어버린 486세대가 특권을 누리고 있는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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