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복심' 전해철, 조국 후임으로 유력 거론
靑 방문 후 심경 변화한 듯…문통의 '필승카드'
참여정부 민정수석…박지원 "조국보다 센 분"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3철' 중 한 사람이다.
전 의원의 법무부 장관 입각설은 조 전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14일부터 꾸준히 불거졌다. 당초 전 의원은 "일단 저는 국회에 있기로 했다"며 '입각설'에 선을 그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미묘하게 변했다.
전 의원은 '차기 법무장관 유력설'이 돌던 1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해야 되지 않나 하는 얘기가 많아 고민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얘기했던 대로 당과 국회에서 역할이 필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다만 더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법무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0.18 leehs@newspim.com |
지난 두 달 간 대한민국이 '조국'으로 두 동강 났던 것을 떠올리면 조 전 장관 후임은 누구에게도 만만치 않은 자리다. 후보자로 지명되는 순간부터 유례없는 전방위 검증을 견뎌야 한다. 조 전 장관과 관련해 검찰은 70여곳을 압수수색 했다. 전 의원으로서도 본인의 선택 앞에 어떤 가시밭길이 놓여있는지 상상하기 힘들다.
정치인 '전해철'에게도 법무부 장관직은 결코 유리하지 않은 선택이다. 내년 총선 출마는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희생', '순장조'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3선 의원'→'원내대표'→' 당 대표'로 이어지는 로드맵이 전면 재조정 돼야 한다. 전 의원의 고심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전 의원이 당초 '고사' 입장이었으나 최근 청와대를 방문하고 '검토'로 입장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포스트 조국' 정국에서 마땅한 카드를 찾지 못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전 의원에게 전달됐을 거란 추측이다.
여권 관계자는 "전 의원의 심경이 변화한 것은 분명하다"며 "전 의원이 가끔씩 청와대를 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여러 차례 거론된 인물이다. 대통령의 '코드인사'로서 문재인 정부가 그리는 '검찰개혁' 적임자로 꼽힌다. 검찰 출신 장관을 피하는 청와대 기조에 비춰봤을 때 전 의원만한 후보자도 없다.
문 대통령과의 인연은 참여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의원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하며 돈독한 관게를 맺었다. 이호철 전 민정수석,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꼽힌다.
19대 국회에 입성해 재선 의원으로서 당내 친문모임인 '부엉이모임'을 이끌고 있다. 지난 5월 치른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이인영 원내대표를 적극 지원하며 친문 구심점으로서 영향력을 톡톡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18 leehs@newspim.com |
여당 내에서는 전 의원을 차기 법무장관으로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인물'이라고 점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 경력에 19대 국회에서는 법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사법개혁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전문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각종 방송에서 수차례 전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나보다 더 센 후임이 올 거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러리라고 본다. 그분이 바로 전해철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 또한 "전 의원은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이고 굉장히 개혁 마인드가 강하다"며 "대통령이 갖고 있는 개혁의지를 제대로 실천 인물이다. 사법개혁에 대해서는 아마 당내 누구보다도 전문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 한 법사위원은 "대통령이 완전히 새로운 사람을 데려올 리도 없고 전 의원이 딱 코드인사"라며 "현재로선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원 출신이 가장 나이스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단 '전해철 유력설'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들도 가닥을 잡기 어려운 것이 인사"라며 "대통령께서 어떤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추측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이 법무부 차관과의 면담에서 후임 장관 인선에 적지 않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말씀이 있었던 것을 참고해달라"고 덧붙였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