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12일(현지시간)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 군사작전을 개시하고 나흘 만에 현지 쿠르드족 요충지를 점령한 과정에서 SDF와 민간인이 탑승한 호송대를 겨냥,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감시 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이 접경지역 라스 알-아인을 공습하면서 호송대를 타격했고 5명의 민간인을 포함한 14명이 사망했다고 알렸다. 부상자는 10명이다.
시리아 쿠르드족이 점거하고 있는 북동부 탈 아브야드에서 터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 전사 한 명이 총을 쏘고 있다. 2019.10.13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리아인권관측소 소장 라미 압둘라흐만은 여러 민간인이 목숨을 잃게 된 배경을 알렸다. 당시 크루드민병대(YPG) 주축의 시리아민주군(SDF)에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많은 쿠르드족 민간인이 카미실에서 라스 알-아인으로 모였다는 설명이다.
호송대에는 외국 기자가 여럿 있었다고 프랑스 공영 방송 '프랑스 2'의 스테파니 페레즈 리포터는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그는 자신과 다른 기자들이 "라스 알-아인에서 터키군과 그의 동맹에 의해 겨냥된 쿠르드 민간인 호송대에 있다"며 "우리 팀은 괜찮다. 하지만 일부 동료들은 사망했다"고 알렸다.
사망자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가 언급한 동료가 같은 방송사 사람인지, 기타 외국 언론인을 언급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프랑스 2 방송은 라스 알-아인으로 향하던 SDF와 뒤섞인 민간인들의 모습이 담긴 당시 현장을 방영했다. 라스 알-아인 지역에서 약 10km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된 여러 장면에는 다 타버린 장갑차와 시신, 파괴된 트럭과 건물들의 처참한 모습이 담겼다.
SDF는 성명에서 터키의 "침입군"이 라스 알-아인으로 향하던 외국인 언론 기자들이 탑승한 민간 호송차를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들이 SDF군과 함께 해당 지역으로 향한 이유는 "터키 공습에 반발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SDF는 "수십명의 민간인이 죽거나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터키군은 이날 시리아 쿠르드족 요충지인 이 지역을 점령했다.
터키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에 "성공적인 작전을 통해 유프라테스강 동쪽에 있는 라스 알-아인 시 주거지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도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라스 알-아인은 시리아-터키 국경 중심에 위치해 있어 요충지다. 쿠르드족은 2013년부터 이곳에 터전을 잡았다. 이슬람국가(IS)로부터 여러 차례 공습을 받았지만 YPG가 이곳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었다.
미국 백악관이 지난 6일 터키의 군사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 전까지 미군은 YPG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과 함께 이곳에 주둔했었다.
터키 국방부는 459명의 시리아 쿠르드족 전사들을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무력화란 적의 사망이나 생포를 뜻한다. AP통신은 구체적인 인원수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터키군이 공습하고 나흘 동안 3명의 터키군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족이 자국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지부로 보고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이 시리아 북부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하자 터키의 공습이 시작됐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