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터키가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 대한 군사작전에 나선 지 이틀째인 10일(현지시간)에도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이 터키의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리옹의 에이즈 퇴치 관련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시리아에서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터키는 공격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탈리아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도 “터키의 군사 행동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터키 대사를 불러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대한 군사 작전에 대해 항의했다.
유럽의 강경 기류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도 이어졌다. 비공개 회의 직후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벨기에, 폴란드 등 EU 이사국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터키의 군사작전을 크게 우려한다"면서 "일방적인 군사적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이 행위가 터키의 안보 우려를 해결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면서 "지역 안정을 더욱 훼손하고, 민간인들의 고통을 악화시키고, 난민 증가 등 이주를 더욱 촉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비해 시리아 철군으로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끝이 없는 전쟁’의 종식을 추진하고 있다. 양쪽 모두와 대화 중이다”라고 밝혔다 . 이어 “ 터키가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제재를 통해 금융 부문으로 매우 강하게 타격을 입힐 것이다. 나는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의 군사 작전 중단을 요구하지 않은 채 인도주의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칙을 준수하라’는 신호만을 보낸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날 유엔 안보리가 끝난 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공개회의 종료 후 기자들에게 미국이 터키의 군사 작전을 지지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즉각 중단을 촉구하지는 않았다. 그는 쿠르드족 주민과 소수 종파에 대한 인도주의적 위기 발생과 이슬람국가(IS)의 부활 방지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터키의 군사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빚었다.
유엔 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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