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제조업 지표 악화를 근거로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공격 베팅하고 나섰다.
주요국 경기 둔화 속에서도 강하게 버티던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세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과 중국의 협상 돌파구 마련이 요원한 가운데 EU와도 관세 전면전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자 경기 침체를 둘러싼 경계감이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2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선물이 반영하는 연준의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75%까지 치솟았다.
수치는 불과 3일 전인 지난달 30일 40%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지수가 10년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친 데 따른 반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조셉 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매크로 지표가 계속 적신호를 나타낼 경우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트레이더들은 이미 적극적인 베팅에 나섰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이른바 ‘매파’ 금리인하를 단행, 기준금리를 1.75~2.00%로 내렸다.
추가적인 통화 완화를 놓고 정책자들 사이에 의견이 크게 엇갈리면서 9월을 마지막으로 연내 금리인하가 종료됐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지만 최근 경제 지표가 투자 심리를 돌려 놓았다.
ISM의 미국 제조업 지수가 9월 47.8로 후퇴, 전월 수치 49.1에서 더욱 깊은 위축 국면으로 진입한 동시에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이 이미 미국 제조업계에 침체를 일으켰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가 발표한 9월 민간 고용이 13만5000건으로 시장 예상치 15만2000건을 하회, 고용시장으로 한파가 확산되자 경기 절벽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투자자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9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무역과 제조업으로 확산된 경기 하강 기류가 고용까지 번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연준이 또 한 차례 금리인하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시간당 임금 상승률 역시 채권시장 트레이더들의 자금 운용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연준 정책자들은 세 번째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비둘기파 인물로 통하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마드리드에서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조업 지표가 둔화됐지만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