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인민은행(PBOC)이 홍콩에서 100억위안(14억달러) 규모의 6개월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미국과 고위급 무역 담판을 앞두고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띄우기에 나섰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울러 내달 1일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27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홍콩에서 14억달러 규모로 6개월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발행 물량 대비 3.6배에 달하는 입찰 수요가 몰렸고, 2.89%의 수익률에 6개월물 채권이 소화됐다.
이날 발행 금리는 지난 6월 같은 만기의 채권 2.82%에 비해 소폭 올랐고, 전월 매각한 3개월물 채권 금리 2.90%와 흡사했다.
상업은행과 뮤추얼펀드, 이 밖에 주요국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섰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웨스트팩 뱅킹의 프란시스 청 아시아 매크로 전략 헤드는 SCMP와 인터뷰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에 투자자들이 강한 투자 열기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채권 매각은 중국 재무부가 홍콩에서 6억3100만달러 규모로 국채를 발행한 지 하루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다음달 10일 워싱턴에서 미국과 무역 협상을 앞두고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추가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채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만큼 위안화 평가절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지난 8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7위안 선을 뚫고 오르는 이른바 ‘포치’ 발생한 데 이어 약세 흐름이 이어지자 미국의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UN 총회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이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관세 전면전에서 반사이익을 꾀하고 있다며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홍콩에서 총 6차례에 걸쳐 182억달러 규모로 단기물 채권을 발행했다. 하지만 월가의 위안화 전망은 흐리다.
BNP 파리바 애셋 매니지먼트의 치 로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7.1위안 선에서 등락하는 달러/위안 환율이 7.5위안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