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수출 업계와 월가가 위안화의 하락 추가 가능성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연말 7.3위안까지 뒬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중국 수출 업체들은 환헤지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나섰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금융업계 외한 트레이더들을 인용해 중국 수출 업계가 환헤지 물량을 크게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질 경우 해외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는다.
달러/위안 환율이 11년만에 7위안 선을 뚫고 올랐지만 업체의 환헤지로 인해 위안화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제한되자 헤지를 축소하는 움직임이 번진 것.
이 같은 주장은 중국 정부의 데이터에서도 확인됐다. 중국외환국(SAFE)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11개월에 걸쳐 수출 기업들이 선도거래를 통해 매도한 달러화 물량이 매입보다 앞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 업체들은 위안화의 추가 하락을 강하게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같은 전망은 월가에서도 제시됐다.
CLSA의 에릭 피시위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달러/위안 환율이 7.3위안까지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7.11위안 선에서 거래되는 환율이 3% 가까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양국의 무역 신경전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실물경기 한파와 위안화 하락의 악순환이 펼쳐질 수 있다고 피시위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역시 보고서를 내고 연말 위안화 가치가 달러 당 7.3위안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환율을 무역전쟁에 무기로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점진적으로 위안화 고시 환율을 올리는 중국 당국이 미세조정에 실패, 대규모 자본 유출과 금융시장 패닉을 일으킬 잠재 리스크에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피시위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신경전을 고조시킬 때마다 위안화 환율이 상승한다”며 “전면전 속에 위안화가 관세 부담을 상쇄하는 등 여러 각도에서 실탄으로 동원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