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시행 시기 불투명
저금리 기조 장기화도 영향
8월말~9월 최고 거래가 잇달아 경신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로 직격탄을 맞았던 송파구 잠실5단지와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강동구 둔촌주공이 직전 최고가를 갈아 치우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기가 불투명한 데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부동산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 5단지의 전용면적 82.61㎡는 지난 17일 22억원(12층)에 거래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의 올해 최고가는 지난 7월 13일 신고된 21억1425만원(10층)이다. 약 두 달만에 8000만원이 넘게 아파트값이 올랐다.
분양가상한제 발표 직후 1억원 넘게 실거래가가 빠졌던 잠실5단지 전용 76.5㎡도 지난 17일 19억5560만원(4층)에 거래돼 최고 거래가 수준으로 올라섰다. 잠실5단지 전용 76㎡는 지난 7월 6일 최고 19억7560만원(6층)에 거래됐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지난 8월에는 실거래가가 18억원대로 떨어졌다.
재건축 열기가 뜨거운 강남구 개포동에서도 최고 거래가가 나왔다. 개포주공 1단지 전용 50.64㎡는 지난 5일 23억원(4층)에 실거래가가 신고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7월 22일 22억원(3층)에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됐다.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최저 19억3000만~최고 21억원으로 실거래가가 빠졌지만 한 달 여만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분양가상한제의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됐던 강동구 둔촌주공도 최고 거래가가 속출했다.
둔촌주공1단지 전용 58.21㎡는 지난 4일 14억원(2층)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8월 7일)인 13억7000만원(5층)을 넘어섰다. 전용 79.93㎡도 지난 4일 14억6000만원(5층)에 거래돼 지난달 5일 거래 최고가인 14억(3층)을 갈아 치웠다. 둔촌주공3단지 전용 99.61㎡도 지난달 28일 16억1000만원(9층)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7월 2일)인 15억9000만원(8층)을 뛰어넘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전경. [사진=최상수 사진기자] |
실제 재건축 단지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아파트값이 반등하고 거래가 이뤄졌다고 입을 모은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분양가상한제 발표 직후 거래가 뜸하면서 매맷값이 하락하는 분위기였지만 지난달 말 부터 저렴한 급매물들이 거래되면서 매맷값이 반등했다"며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계속해서 매매호가가 오르면서 쉽게 아파트값이 내려가지 않을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재건축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가 0.21%로 크게 상승했고 서울 일반아파트는 0.05% 올랐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송파(0.20%) △강남(0.14%) △강동(0.14%)의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뛰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한국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저금리에 따른 주택시장의 현금 유입이 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는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값이 내려가겠지만 공급위축 우려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새 아파트로 변신할 재건축 단지도 매맷값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