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강사, 답안 유출 혐의 전직 교무부장 공판서 증언
“쌍둥이, 성실하게 공부해 성적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교내 정기고사 답안 유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숙명여고 교무부장의 2심 재판에서 “풀이 과정을 보면 보면 학생이 문제를 이해하고 푼 것으로 보여 문제가 없다”는 증언이 18일 나왔다. 1심에서 ‘부실한 문제 풀이’라고 지적한 것과 배치되는 의견이다.
12년 경력의 수학학원 강사 박모 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현모(52) 씨의 항소심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2018.09.05. sunjay@newspim.com |
그는 법정에서 현씨의 1심 판결문에서 언급된 숙명여고 교내 정기고사 수학 과목 문제 몇 개를 직접 종이에 풀고 답이 나오는 과정을 설명했다. 보통 변호인과 검사가 신문사항을 묻고 증인이 기억하는 내용을 대답하는 증인신문 방식과는 약간 다른 모습이었다.
박씨는 현씨가 유출한 답안으로 시험을 치러 성적이 급상승했다는 의혹을 받는 현씨의 쌍둥이 딸 중 언니 A양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수학학원에서 1년간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해당 문제들에 대해 “소위 ‘눈으로 푸는 문제’로 숙달된 학생의 경우 과정을 다 기재하지 않고도 풀 수 있다”고 했다.
변호인이 현씨의 1심 판결문에 ‘(A양의 시험지는) 풀이 과정의 상당 부분이 생략돼 있어 논리적으로 수학문제를 푸는 학생이라 보이지 않는다’고 기재돼 있다고 하자, 그는 “만약 정답을 알고 있고 이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 수 없는 학생이라면 이런 수식을 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문제를 이해하고 푼 것이라 생각하고, 풀이 과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저라면 시험지에 왜 이렇게 많이 적어 놓았냐고 혼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A양의 단기간 성적 상승에 대해서는 “수업시간에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필기하고 복습을 성실하게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숙명여고 교내 정기고사는 다른 학교에 비해 난이도가 크게 높지 않아 (입학 당시보다)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회상했다.
앞서 현씨는 숙명여고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면서 2017년부터 이듬해까지 자신의 쌍둥이 딸에게 총 5차례에 걸쳐 기말·중간고사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 받았다.
당시 현씨의 쌍둥이 딸은 1학년 1학기 각각 전교 59등과 121등에서 2학기 전교 2등과 5등으로 성적이 급등했고, 2학년 1학기에는 문·이과에서 각각 1등을 했다. 검찰은 이들이 현씨로부터 미리 문제와 정답을 받아 시험을 치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씨의 쌍둥이 딸은 불구속 기소돼 현재 같은 법원 형사12단독 김상규 판사의 심리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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