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상업망 이용 소비자 끌어들여…식품매장에 구매자 몰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평양의 백화점에서 자본주의식 할인판매방식인 '타임세일'(사람이 덜 몰리는 시간대에 상품가격을 할인해주는 판매전략)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북한 당국은 최근까지 이른바 '자본주의 황색바람' 차단을 위해 각종 상거래에 대해 비교적 철저하게 단속해왔다. 하지만 평양 시내 백화점에서 상품 할인 공세를 펼치는 마케팅이 등장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향후 북한 내부 상거래가 더욱 자본주의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지난 추석 명절 전 평양 광복백화점에는 모든 상품을 사흘간 타임세일한다는 봉사 안내판이 공시됐다"며 "이는 상업망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끌어당겨 판매수익을 올리겠다는 자본주의식 경영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세일 기간 광복백화점에서는 전 품목의 가격이 인하되면서 평양시민들이 몰려들었다"며 "특히 식품가격이 대폭 내려가 술과 당과류를 파는 백화점 1층 식품매장에는 구매자들이 몰려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평양 시민들의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
또 다른 소식통은 RFA에 "지금 중앙에서는 자본주의식으로 경영되고 있는 평양 대성백화점을 추켜세우며 백화점마다 경영방식을 현대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이에 평양 시내 백화점들은 대성백화점의 경영 방식을 모델로 삼아 의류 등 상품진열방식과 판매방식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특히 "지난 6월 평양 대성백화점에서는 고가의 수입상품이 팔리지 않자, 4일 간에 걸쳐 수입상품을 타임세일한다고 공시했고 괄목할 만한 판매고를 올렸다"며 "이를 본보기로 삼아 평양 광복백화점도 추석을 맞으며 타임세일 방식을 공시하는 등 앞다퉈 자본주의 방식의 판매전략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에서는 날마다 혁명의 수도 평양시는 사회주의의 마지막 보루라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백화점은 물론 모든 공장들이 자본주의식 경영을 모방하는 경쟁을 벌이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식 경영을 도입해 외화벌이에 눈이 어두운 백화점들과 국영공장들만 최고존엄(김정은)이 극찬하는 마당에 어떻게 사회주의를 지켜 나가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