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삭발 만류 메시지에 黃 "조국 파면시키시오" 답변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반대해 삭발 투쟁에 나섰다. 황 대표는 삭발 직후 "비통한 마음"이라고 심정을 밝히면서도 문 대통령을 향해 "더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황 대표는 16일 오후 5시 청와대 분수대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삭발식에는 시민들 수백명이 몰렸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 삭발투쟁'을 단행하고 있다. 2019.09.16 alwaysame@newspim.com |
10여분간 진행된 삭발식 직후 황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오늘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자리에 섰다"면서 "문 정권의 헌정 유린과 조국의 사법 유린 폭거가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은 국민들의 분노와 저항을 짓밟고 독선과 오만의 폭주를 멈추지 않았다"며 "범죄자 조국은 자신과 일가의 비리, 그리고 이 정권의 권력형 게이트를 벗기 위해 사법농단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저는 오늘 제1야당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 대통령과 이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이자리에 섰다"며 "투쟁을 결단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며 "조국에게도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싸우는 길이 이기는 길"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고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 대표의 삭발식 중간중간 시민들은 "황교안"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또 삭발식 중간부터 나온 애국가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한편 황 대표의 삭발식이 있기 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황 대표에게 문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했다. 당초 황 대표의 삭발 소식을 들은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 직후 강 수석에게 황 대표의 삭발과 관련해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이에 강 수석이 국회에서 황 대표를 만나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하려 했지만 한국당 측에서 이를 거부했고,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온 황 대표를 직접 만나 대통령 입장을 전달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황 대표가 삭발식을 하러 입장할 때 강 수석을 만났다"며 "대통령의 메시지는 길지도 않고 딱 삭발을 만류하는 메시지로,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에 황 대표는 '조국 사퇴시키시오, 조국 파면시키시오' 딱 두 마디만 전했다"면서 "강 수석은 (황 대표 말을 대통령에)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자정까지 청와대 분수대 앞에 연좌해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