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IB) 업계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금리 복귀에 적극 대비,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달 연준이 10여년만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2.00~2.25%의 연방기금 금리를 감안할 때 공격적인 통화완화를 점치는 셈이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IB 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과 이에 따른 경기 하강 리스크를 근거로 제로금리 정책 재개를 예고하는 한편 수익성 측면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과 투자 전략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는 금융업계 컨퍼런스에서 제로금리 시대의 복귀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방기금 금리가 금융위기 당시 수준인 0.00~0.25%로 떨어지거나 이를 밑돌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수료 인상을 포함한 대책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리 하락은 은행권의 주요 수입원인 예대마진을 축소, 실적을 악화시키는 요인에 해당한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은행주가 하락 압박에 시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기준금리가 당장 제로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불과 1년 전 연준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냈던 것과 달리 상황이 커다란 반전을 이뤘다”며 “상당수의 금융업계 수장들이 올해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웰스 파고와 씨티그룹 등 주요 은행들이 일제히 하반기 예대마진이 기존의 예상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 재개를 예상하며 금값의 최고치 랠리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리인하와 이에 따른 달러화 약세에 금 선물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뛸 것이라는 관측이다. 예상이 적중할 경우 8년 전 온스당 1900달러 선에서 고점을 찍었던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셈이 된다.
씨티그룹은 2020년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무역 전면전과 해외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미국 실물경기 한파가 연준에 금리인하 압박을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모간 스탠리도 제롬금리 복귀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경기 침체 리스크가 크게 고조, 2020년 혹은 그 이후 연방기금 금리가 제로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모간 스탠리는 연준이 올해 9월과 10월 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내년 네 차례에 걸쳐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헤지펀드 업계 큰 손으로 통하는 카일 바스 헤이먼 캐피탈 매니지먼트 창업자 역시 CNBC와 인터뷰에서 연방기금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예고하며 장기 채권 투자를 권고한 바 있다.
미국 경제가 완만한 경기 침체에 접어들면서 연준이 적극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