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O·중국과 협의해 '신항공로' 제안...日은 기존 회랑의 복선화 요구
[서울=뉴스핌] 권민지 기자 = 국토교통부가 제주남단 항공회랑 정상화를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협의에 임할 것을 일본에 촉구했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회랑은 항공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여건에서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이다.
그 중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일본이 관제업무를 제공하는 구역과 우리나라가 관제업무를 제공하는 동남아 항공로가 교차해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기준 일평균 제주남단 항공회랑을 통과한 항공기는 875대였다. 이에 국제항공운송협회 등 국제사회는 지속적으로 비행안전에 주의할 것을 요구해왔다.
[자료=국토교통부] |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 의장 주재로 개최한 제주남단 항공회랑 정상화를 위한 당사국 회의에서 ICAO, 한국, 중국, 일본으로 구성된 '항공회람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
실무그룹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세 차례 실무회의를 갖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국토부는 3차 실무그룹 회의 종료 전 2개월간의 추가 협의를 제안해 지난 3일까지 ICAO와 당사국간 합의를 진행했다.
협의 결과 국토부는 제주지역을 경유하는 한국, 중국, 일본의 연결 '신항공로'를 개설할 것을 새롭게 제안했다.
이를 통해 기존 항공회랑의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일방향으로 항공교통흐름을 조정해 안전위험을 크게 줄이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신항공로 대안이 시행되면 현 항공회랑 교통량이 70% 가량 감소해 위험도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비정상적인 항공회랑을 이용하던 서울~상해 노선 항공기가 저규항공로를 이용하게돼 비행안전과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ICAO와 중국은 이같은 신항공로 대안의 기본 방향 등에 공감해 관련 협의가 긴밀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 정부가 세 차례 협조 서한을 보내고 주일 공관을 통해 요청했음에도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일본은 지난 2일 신항공로 대안에 대해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는 서한을 회신했다. 추가 협의가 종료되기 바로 전 날이었다.
[자료=국토교통부] |
일본은 신항공로 대안 대신 기존 항공회랑 체계하의 복선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난 실무그룹 회의에서도 논의되었으나 항공로 교차지점이 현행 2곳에서 오히려 4곳으로 증가해 공역구조를 복잡하게 할 우려가 있어 우리와 ICAO가 모두 반대했던 내용이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이견 조율을 위해 제안한 한일 고위급 회담 개최에도 일본은 현재까지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일본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국제항공 사회의 일원이며 ICAO 체약국이자 이사국인 일본이 국제항공 여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당사국 협의에 책임 있는 자세로 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항공회랑 중 동서항공로와 남북항공로의 교차 등 항공안전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일본 관제권역의 안전관리 실태점검을 위해 일본 항공당국에 안전관리 실적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관제기관인 후쿠오카 관제소에 대한 안전감독 계획을 일본 항공당국과 협의·마련해 직접 안전 감독을 시행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ICAO, 중국, 일본 등과 속도감 있게 협의해 제주남단 항공회랑의 근본적인 정상화를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며 "항공회랑 주변 공역에 대해 주기적인 안전평가를 실시해 위험요소를 식별·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그간 항공회랑의 안전 확보를 위해 △회랑 감시석 운영 및 항공기 고도 변경시 특별 관제절차 마련 △레이더와 주파수 성능 확인을 위한 비행검사 △교통량 밀집 시간대 이중감시를 위한 감독관 지정 △비행주의 및 비상 주파수 청취를 촉구하는 항공고시보(NOTAM) 발행 등의 노력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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