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시작된 제재 1년 넘게 유지...中 운수권 확보 실패
업계 "개인에 대한 사법처리와 기업 운영은 별개"
[서울=뉴스핌] 권민지 기자 = 이른바 '물컵 갑질'로 촉발된 진에어에 대한 정부의 제재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진에어의 경영과 오너가의 일탈 행위는 분리해 제재 해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는 진에어에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가했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외국 국적인 것이 확인된 것과 갑질 경영 물의를 빚은 탓이었다.
당시 국토부는 진에어 청문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대책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경영 정상화'를 입증할 방법이 불분명해 국토부의 제재가 장기화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진에어 항공기 [사진=진에어] |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제재 해제의 기준인 경영 정상화의 기준도 모호하고 당시 징계 사유도 합리적이지 않다"며 "조현민 한진칼 전무에 대한 사법 처리와 진에어 제재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국토부의 제재로 업황에 유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일본 노선 수요 감소, 중국의 일시적 운항 허가 중단 등 불확실성의 타격을 크게 받았다. 이에 지난 2분기 진에어의 매출액은 2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매출액은 3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티웨이항공도 181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특히 지난 5월 중국 운수권 배분에서 진에어는 배제된 반면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는 최소 1개에서 최대 9개 노선을 배분 받았다.
당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9개 노선, 이스타항공은 6개 노선, 에어부산은 5개 노선, 에어서울은 1개 노선을 배분받았다.
이 때문에 지난 7월초 시작된 일본 여행 수요 감축에도 진에어는 기존 노선 증편 외에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반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중국으로 항공기를 돌렸다.
진에어 노사는 1년간 당시 제안했던 △경영 결정에 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제 배제 △사외이사 권한 강화 △내부신고제 도입 △사내고충처리시스템 보완 등 경영문화 개선사항을 모두 이행했다는데 입을 모은다.
박상모 진에어 노동조합 위원장은 "개선된 경영환경을 증명하려면 다시 한 번 '갑질'이 일어나서 새로운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 걸 확인해야 한다는 거냐"며 "개선사항을 모두 이행했는데 이에 대한 증거를 대라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화된 제재로 직원들이 많이 지쳐있다"며 "승무원과 기장, 부기장 모두 비행시간이 줄어들어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국토부 제재 조치 이후 정기적으로 국토부에 방문해 중간 이행 과정을 보고했다"며 "현재는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 지에 대해 국토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dot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