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귀국 아닌 완전 철수 가능성…귀국 선물로 해산물 인기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파견됐던 북한 근로자들이 지난 2일 대거 철수했다. 대북제재 준수를 위한 러시아 정부의 요청에 의한 철수인지, 단순 비자만료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2일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는 건설노동자로 파견됐다 평양행 귀국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북한인 수백명이 몰렸다.
지난 4월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북러정상회담 진행 중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현지의 한 소식통은 “일반승객들과 구분해 따로 열을 지어 대기중인 북한 근로자들의 옷깃에는 김일성·김정일 뱃지가 달려있었다”며 “그들은 4~5명씩 조를 지어 마트와 시장 등을 다니며 귀국 선물로 냉동 물고기와 새우, 게 등 해산물을 주로 구입했다”고 RFA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마트에서 만난 북한 근로자들에게 ‘러시아에 온 지 얼마 만에 돌아가느냐’고 물었는데 ‘3개월이 되어 귀국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언제 또 오게 되느냐’고 묻자 ‘다시 못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비자 만료로 인한 일시 귀국이 아닌 완전 철수임을 암시했다”고 증언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목격된 북한 근로자들은 자신의 여권을 직접 갖고 있지 않았고 타고 갈 비행기나 탑승시간도 모른 채 책임자의 인솔 하에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몇몇 근로자들은 한국어로 인사하는 나를 보자 반가운 얼굴로 ‘여기서 서울로 가는 비행기 값은 얼마나 되며 항공편은 얼마나 자주 있느냐’면서 강한 호기심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하지만 대부분의 북한 근로자들은 인솔자의 감시 때문인지 한국말로 건네는 인사도, 고급 담배도 거절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며 “간부로 보이는 일부 사람들은 명단이 적힌 서류를 들고 분주히 오가며 고려인이나 현지인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대조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가 1만 1000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올해 5월까지는 이 숫자가 1만명 정도였으며, 그동안 상당수의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철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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