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서도 미국 기업들은 중국 내 투자를 중단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도 꿈쩍하지 않을 분위기라고 2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중 기업 협의회(USCBC) 크레이그 앨런 회장은 “우리 회원(기업)들은 중국에 장기적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라면서 “누구도 철수 명령을 예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양국 관계가 상업적 측면에서 강력하고 건실해지길 원하며, 양측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 방안을 장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앨런 회장은 양국 간 무역 전쟁이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의 경영에 상당한 타격을 초래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USCBC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49%는 판매 감소로 중국 시장 점유율을 외국 경쟁 기업에 빼앗겼다고 답했고, 40%는 미국 기업들이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비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8년 조사에서 나온 동일 응답 비율보다 7배가 늘어난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기업들은 세제나 보조금, 규제 승인, 데이터 플로우 제한 등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자신들이 중국에서 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앨런 회장은 양국 경제의 급속한 디커플링 가능성이나 중국 시장에서의 엑소더스 임박 가능성은 일축했다. 실제로 조사 응답 기업의 97%는 중국 내 사업이 수익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회원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는 큰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중국 내 투자는 견실한 수준”이라면서 “중국서 영업 중인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중국이 당분간은 글로벌 성장의 여전한 주 동력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1997년 비상경제권법을 거론하면서 자국 기업들에 사실상 중국과의 관계 단절을 압박했던 것과 관련해 앨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시장 개방과 개혁을 자극하려는 일종의 레버리지로 언급했을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을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을 완화하기 위한 “다른 레벨의 협상이 오늘(29일) 예정돼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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