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과 무역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예정대로 9월 회동이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을 흐렸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9월1일부터 기존의 관세에서 제외된 중국 수입품에 대해 15%의 관세를 강행하겠다고 발표,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어 협상 진전에 난기류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28일(현지시각) 므누신 장관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 고위 정책자들과 계획대로 워싱턴에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측과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협상 팀이 워싱턴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9월 회동이 이뤄질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중국 측이 추가 관세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는 가운데 담판이 늦춰질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협상팀이 9월 초로 예정된 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5월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 팀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에도 워싱턴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USTR은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기존의 관세에서 제외된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9월1일부터 1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관세가 보류된 나머지 품목 역시 12월15일부터 15%의 관세가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했던 처음 10%에서 인상된 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것.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무역 전면전의 장기화를 겨냥한 대응에 나서는 움직임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980년대 약 10년에 걸쳐 전개된 미국과 일본의 무역 마찰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도이체방크의 이 숑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투자 보고서에서 “중국이 조속한 협상 타결를 목표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보복조차 소극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보다 중장기적인 해법 모색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견을 중국에서도 나왔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전날 트윗을 통해 “중국이 내부적인 동력에 의해 성장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주요 쟁점에 대한 양보를 더욱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20건에 달하는 민간 소비를 부양하기 위한 직접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에버코어 ISI의 도널드 스트라스자임 중국 리서치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을 단순히 무역뿐 아니라 환율과 통상 시스템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양국 관계가 냉기류를 타는 만큼 연내 의미있는 협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므누신 장관은 무역 이외에 환율과 구조적 문제에 대한 쟁점은 별도의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