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인사청문회 시작... '송곳 검증' 예고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조국 블랙홀’이 모든 정치권 이슈를 빨아들인 가운데 장관 후보자 7인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9일부터 시작된다. 야권의 화력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몰리며 다른 후보자 6명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검증을 받았지만 청문회 당일만큼은 상임위별로 집중포화가 쏟아질 전망이다.
29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를 필두로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일제히 열린다.
30일에는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인사 검증을 받고, 내달 2일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자리에 선다.
여야가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했던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내달 2~3일 이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TF 5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
지금까지 정치권의 관심이 조 후보자 쪽으로 기울었던 만큼 야권은 청문회를 통해 다른 부적격 후보자를 솎아내겠다는 입장이다. 갭투자 의혹, 관사 재테크 논란, 가짜뉴스 규제 논란 등 자질 논란이 불거진 일부 후보자에 대해 철저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김현수, '아파트 투기 의혹'에 '병역 면탈 의혹' 집중 검증
인사청문회 첫날은 ‘관테크(관사 재테크)’ 논란에 휩싸인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가 공무원 특별 분양을 통해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해당 아파트는 전세를 주고 본인은 관사에 살았다는 의혹이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세종시에 공무원 특별 분양으로 자택을 매입했음에도 실제 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주는 것은 재산증식을 위해 특혜를 이용한 것”이라며 “전형적인 ‘관테크’”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 측은 “해당 주택의 입주시기와 과천에서 세종으로 내려간 시기가 맞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관테크 의혹과 함께 과천 재건축 아파트 투기 의혹 등이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자녀 등 소유로 총 17억4575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 재산으로는 10억7385만원 상당의 경기도 과천 아파트 분양권과 세종시 종촌동 아파트 등이 있다. 배우자 재산으로 5억원 상당의 경기도 성남 분당 아파트 임차권을 신고했다.
이미 행정고시에 합격한 김 후보자가 ‘특수전문요원제도’를 이용해 병역을 면탈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제도는 대학원 졸업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학문연구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6개월 군사교육만 받으면 장교 복무 경력이 인정됐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2019.07.23 kilroy023@newspim.com |
◆은성수, '관테크 논란' 해명해야... 피감기관에 '정치 후원금'도 눈길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역시 ‘관테크’ 의혹을 받고 있다. 은 후보자가 기획재정부 재직 당시 공무원 특별 분양을 통해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획득했지만 실거주는 하지 않았다는 것.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은 후보자가 2012년 2억 3890만원에 분양받은 아파트의 현재 실거래는 4억~4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 의원은 “은 후보자가 아파트 입주 시작 전 실거주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즉시 처분하지 않아 재산 증식 창구로 활용했다”며 “대출 규제를 통한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을 총괄해야 할 금융위원장으로서 국민의 도덕적 눈높이에 부합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은 후보자는 한국투자공사 사장과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직할 당시 기획재정위원들에게 3년 간 총 2100만원을 후원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야기됐다. 피감기관에 대한 ‘로비 행위’로도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실제로 기관과 기재위 사이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될 것으로 관측된다.
◆가짜뉴스 규제 논란‘ 한상혁... 野 “부적격 인사"
인사청문회 둘째날 정치권의 눈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쏠릴 전망이다. 한 위원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다음으로 야당이 일찌감치 ‘부적격 후보자’로 점찍은 인사다.
한 후보자는 지난 12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다”며 "의도적인 허위조작 정보뿐만 아니라 극단적 혐오 표현 뉴스도 규제 대상이 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는 ‘가짜 뉴스 규제’가 특정 정치 세력을 탄압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한 의원장이 진보적 성향임을 감안하면 한국당 지지층인 보수 유튜버들이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는 염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당은 한 후보자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며 논문 표절 의혹, 경력 허위 기재 의혹 등을 제기해 왔다. 한 후보자가 배우자 공제로 150만원씩 5년 간 총 750만원을 과세 대상 소득에서 제외 받았다는 의혹 또한 불거진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발탁했다. [사진=청와대] |
◆'갭투자' 의혹 이정옥... 조국에 이어 '딸 입시' 검증대상 될 듯
같은 날 인사청문회를 치르는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갭 투자’ 의혹에 싸였다.
이 후보자는 서울 양천구와 대전 유성구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다. 논란이 된 것은 양천구 목동 아파트다. 지난 2017년 12월 8억7000만원에 구입해 2018년 2월 등기를 마친 뒤 바로 전세를 줬는데 전세금이 7억5000만원이었다.
실매매가와 임대금액 차이가 1억2000만원으로 적다는 점에서 갭투자 의혹을 받고 있다. 갭투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투자 방식이다.
이 후보자의 딸의 일본·미국 불법 조기유학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조기유학시 부모 모두 동행해야 한다는 조항이 담긴 당시 초·중등교육법과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이 필요한 국외 유학에 관한 규정 등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이 후보자 딸이 고3 당시 출간한 책을 이 후보자가 인맥을 활용해 도와준 정황이 포착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딸의 책 서문에는 인도 대통령 압둘 칼람의 서문이 있는데 이 후보자가 칼람 대통령의 자서전을 번역한 인연이 있다”며 “이 후보자 딸이 이를 이용해 명문대에 입학했는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최기영, '부실학회' '아들 증여세 탈루' 의혹 잇따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부실학회 논문 투고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후보자가 2013년 제자와 함께 논문을 발표한 학술단체 ‘국제 연구 및 산업 연합 아카데미(IARIA)’가 부실단체로 지목된 것이다.
최 후보자는 이와 관련 "부실학회에서 운영하는 학술대회를 인지하지 못한 점은 전적으로 지도교수인 본인의 잘못"이라면서도 "논문 투고가 이뤄진 2012년 11월 당시로써는 부실학회 여부를 의심하기가 어려웠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장남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 후보자가 공개한 장남의 재산이 1억559만5000원에 달해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 후보자는 최근 6년간 증여세를 낸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학생 신분으로 1억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것은 부모 도움 없이는 불가능해 최 후보자가 증여세를 탈루한 게 아니냐 의혹이 드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106억원의 재산을 형성한 배경도 검증의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최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모친, 장남, 장녀 등을 합쳐 총 106억471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는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인 12억900만원의 10배에 달하는 액수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공정거래조정원 교육장에서 열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27 dlsgur9757@newspim.com |
◆조성욱, 서울대 겸직 허가 없이 가족회사 감사 재직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재직 중이던 서울대의 겸직 허가 없이 가족 회사의 감사를 지냈다는 점이 검증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행법상 서울대 교수는 교육직 공무원으로, 다른 일을 맡으려면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사전에 겸직 신고를 하지 않고 약 12년 간 형부가 운영하는 오염물질처리 업체에 감사로 등록했다.
조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보고서에도 한화나 예탁결제원, 마사회 등에서 사외이사 등을 지낸 경력을 기재했지만 형부 회사에서 감사를 지낸 사실은 누락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규모가 작은 업체에서 무보수, 비상근으로 일했던 것이라 겸직 허가 대상인 줄 몰랐다”며 사과와 함께 해명한 상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alwaysame@newspim.com |
◆'딸 입시 특혜부터 가족펀드까지'... 조국, '이틀 청문회'로 집중포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8.9 개각 명단을 발표한 이후 가장 낱낱이 파헤쳐졌다. 지난 3주간 산더미처럼 불어난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다음달 2~3일 이틀에 걸쳐 검증될 예정이다.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의혹은 그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고등학생이었던 딸이 과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고, 서울대와 부산대 의전원에서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들이 제기된 상태다. 야당은 기세를 몰아 조 후보자를 낙마시키려 하고, 여당은 충분한 소명을 통해 전세를 역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딸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는 “송구하다”면서도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선 해명에도 청문회에서는 제기된 의혹들과 조 후보자의 연결고리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장학금과 관련해 조 후보자를 직권남용과 뇌물죄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총 6명인 사모펀드 투자자가 모두 조 후보자의 가족이며, 코링크PE의 실소유주 역시 조 후보자의 5촌 조카라고 의심받고 있다.
더욱이 이 사모펀드가 투자한 웰스씨앤티가 관급공사를 수주하며 매출을 올리자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후보자가 영향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조 후보자의 모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법인 웅동학원의 부실관리와 채무 관계 등과 관련해서도 조 후보자의 책임이 있는지 검증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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