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이홍규 기자 = 오는 24~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다. 미국과 유럽 등이 무역문제부터 기후변화, 이란 문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안에서 갈등을 키우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심지어 이번 회의에서는 공동성명서도 사라질 위기다. 의장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선언을 채택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주요 7개국 간 갈등이 고조될 대로 고조됐다는 것을 방증한다.
프랑스 비아리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 기념 자석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호르무즈 '호위연합체' 논의 주목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문은 이란 관련 문제다.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호위연합체' 결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긴장을 고조시킨 것은 미국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란도 미국 주도 연합체에 반감을 드러냈다. 노르웨이를 방문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2일 미국이 페르시아 걸프해역에 군을 배치하려는 의도가 이란에 대항하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누군가 우리 해협에 와서 위협하는 데 우리가 좌시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이 파기될 위기에 처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 보상 패키지'를 가장 현실적인 솔루션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G7에서 경제 패키지를 통한 이란의 핵협정 준수를 제시, 미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자리프 외무장관과 이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파리에서 회동한다. 그가 이란에 어떤 보상을 제시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제재 등 강경 노선을 타고 있는 미국이 이에 동의할리 없다. 핵협정을 되살리고 싶은 회원국,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이에 강력히 동의하겠지만 미국의 요청을 받고 이란과 접촉해온 일본도 동의할 지는 미지수다. G7 의사 결정은 오직 만장일치 투표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란 사안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합의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G7서 지소미아 파기 논의 가능성
일본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지소미아 파기를 의제로 삼을 수 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미국에 방문 중인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자민당 총재(아베 총리) 외교특별보좌관은 전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 정부 관계자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충격과 우려를 표명했다"며 "G7등 국제적인 대화의 장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밝혔다.
가와이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전략수석가를 비롯해 미 국방부 간부 등은 미국의 우려에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정부 핵심 인사에게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트럼프의 '러 복귀 G8 체제' 제안 의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2014년 G8에서 제명됐던 러시아를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G7 의제로 '러시아 복귀 G8체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우세하다.
익명의 한 미국 고위 관리는 22일 로이터통신에 실제로 러시아 복귀가 의제로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까지 러시아가 정상회의 복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표결은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등이 2015년에 합의한 '민스크 평화 협정'에 따른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걸었다.
문제는 독일과 영국의 반대가 거세다는 점이다. G7 의사결정은 만장일치 가결로 진행된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전까지 복귀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2014년에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 병합으로 제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제사회 문제의 상당수가 러시아와 관련이 있다며, "러시아가 G7 정상회의에 포함되는 게 훨씬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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