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엠더블유·휴젤·SK머티리얼즈·파라다이스 시총 10위권 진입
신라젠·에이치엘비·코오롱티슈진 시총 10위권 밖으로
"바이오시밀러·보톨리늄 톡신 등 이익성장 업체에 관심 집중될 것"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연이은 악재로 바이오업체들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도 바이오업종 비중이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임상 성공 뒤에도 상업화가 가능한 바이오 종목을 고르는 옥석가리기 전략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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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바이오 관련 종목은 4개로 나타났다. 올초 10개 중 6개였던 바이오업종 비중이 눈에 띄게 준 것이다.
바이오업종 위주였던 종목 구성도 통신장비, 소재주로 다양해졌다. 신라젠·포스코켐텍·에이치엘비·코오롱티슈진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서 빠지고, 케이엠더블유·휴젤·SK머티리얼즈·파라다이스가 그 빈자리를 채웠다. 포스코켐텍은 지난 5월 포스코케미칼로 이름을 바꾸고 코스피로 이전상장했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코스닥 시가총액 2위였던 신라젠은 20위로 추락했다. 지난 2일 간암 치료제 '펙사벡'이 임상 3상시험 무용성 평가에서 미국 DMC(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로부터 임상중단을 권고받은 영향이 컸다. 5조원을 넘나들던 시가총액도 1조원대로 줄었다.
시가총액 7위에 머물던 에이치엘비도 21위로 내려 앉았다. 3조원을 육박했던 시가총액도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위암 치료 신약물질 '리보세라닙'이 미국 임상 벽을 넘지 못하면서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을 진행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엔 FDA 승인을 획득하기엔 부족하다는 기존 성명을 번복하고 신약허가신청(NDA)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시가총액 순위가 8위에서 33위로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올해 초 5분의 1 수준인 약 49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3일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인보사케이주)'에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던 영향이 컸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개발사다. 미국 내 허가·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인보사의 국내 허가·판매를 담당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다.
통신장비주 케이엠더블유는 시가총액 순위가 88위에서 5위로 급상승했다. 통신사들의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으로 국내 점유율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케이엠더블유는 노키아와 공동개발한 장치(MMR)를 국내 통신사들에 납품하고 있다. 4세대 이동통신(4G LTE)에서 국내 통신시장 점유율은 약 30%다.
톡신과 필러를 수출하는 휴젤은 시가총액이 14위에서 7위로 7계단 상승했다. 반도체 소재주 SK머티리얼즈도 시가총액 순위가 16위에서 8위로 뛰어올랐다. 반도체 소재 국산화 수혜 기대감이 모아지면서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는 시가총액 12위에서 10위로 오르며 10위권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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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임상은 3상 또는 BLA·NDA(허가신청)을 의미 [자료=한국투자증권] |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바이오주 투자전략이 앞으로 보수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침체된 제약·바이오 섹터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위해선 국내업체들이 글로벌 신약 개발능력을 갖췄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 메지온,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내년은 지트리비엔티 임상 3상 결과발표가 예정돼 있어 이들 업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 보툴리늄 톡신, 임플란트, 의료기기 등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출을 통해 이익성장을 꾀하는 일부 업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임상 성공 이후에도 신약의 상품성, 특허권 보호전략, 생산시설 구축, 판매능력을 검증해 옥석을 가리려는 투자자들의 노력도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