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이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 도중 목숨을 끊었다. 교도소의 수감자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엡스타인이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뉴욕남부지검 연방검사가 제프리 엡스타인을 기소했다고 밝히면서 그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2019.07.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연방교정국은 성명을 통해 엡스테인이 이날 메트로폴리탄 교정 시설 안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망 원인 등 자세한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펀드매니저 출신 엡스타인은 지난 7월 6일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미성년자를 성매매한 혐의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검찰은 기소장을 통해 엡스타인이 피해자 다수가 18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유죄 판결시 엡스타인은 최대 45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고 알렸다.
이후 엡스타인은 보석 석방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거절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지난달 목에 부상 자국이 있는 채 의식을 잃고 감옥 바닥에서 발견된 적이 있음에도 특별 감시를 받지 않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는 교도관 두 명이 30분 간격으로 전체 재소자에 대해 별도의 검문을 해야 한다. 특히 자살 위험이 있는 재소자에 대해서는 15분마다 교도관들이 집중 감시 활동을 해야하지만 소식통은 이같은 감시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가 그의 사망과 관련된 수사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뉴욕시청 소속의 아자 데이비스 수석 의료 부문 감시관은 엡스타인의 시체를 부검하기 전 그가 왜 사망했는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사망했지만 그와 관련한 조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지구 연방검사는 엡스타인의 사망 소식을 언급하며 "많은 피해자들의 법정 싸움에 또다른 장애물이 될 것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소장에 적시된 혐의에 대해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엡스타인은 2008년에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으나 검사와의 협상을 통해 13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정치 거물은 물론 영국의 앤드루 왕자와 친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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