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컴퓨터 중간제품 수입하는 미국 기업 피해
'2019년의 중국은 1985년의 일본과 달라' 美에 경고
[서울=뉴스핌] 김경동 기자 = 미국이 300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하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데 대해 중국 학자들이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중국 매체 관찰자망(觀察者網)이 보도했다.
관찰자망에 따르면 7일 중국거시경제연구원이 베이징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중국은 글로벌경제를 주도하는 나라가 됐다"며 "지금의 중국은 1985년의 일본과 다르다는 사실을 미국이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베이징에서 '미국의 극한 압박에 대한 대응책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바이두] |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왕이밍(王一鳴) 부주임은 “미국의 압박이 중국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중국경제의 펀더멘털은 우리의 중요한 협상카드다. 미국이 계속 압박을 가한다면 우리도 원칙과 명분에 있어서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자 미국 재무부가 25년만에 다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중국재정과학연구원 바이징밍(白景明) 부원장은 “완전히 악의적인 압박이며, 금융시장에 대한 위협이다”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중국은 장기적으로 환율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은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미국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베이징대학의 국가발전연구원(國家發展研究院) 위먀오제(余渺傑) 부원장은 “3000억달러 상품에 대해서 추가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은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전에 이런 상황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가 관세 상품 중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도 있다. 이 상품은 중국이 수출하는 것이지만 미국에서 대량의 중간제품을 수입해서 만든다"며, "만약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도 그 피해를 입는다”고 덧붙였다.
중국거시경제연구원 린자오무(林兆木) 상무부원장은 “중국은 인공지능, 바이오, 5G 등 첨단기술 영역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9억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 1억 7000만명이 고등교육을 받은 전문 기술요원이다. 미국의 무역전쟁 도발로 잠시 시련을 겪고 있지만 중국은 충분히 이를 극복할 능력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시종 강경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중국거시경제연구원 사회발전연구소 양이융(楊宜勇) 소장은 “세계는 이미 미국이 예전의 미국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중국도 더 이상 예전의 중국이 아니라는 것을 미국이 깨닫게 해줘야 한다. 지금의 중국은 결코 1985년의 일본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왕이밍(王壹鳴) 부주임은 “미국이 계속 협상할 의향이 있다면 중국은 성의를 보일 것이다. 추가 관세 위협을 철회하고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방법이다”며 대화를 강조했다.
hanguogeg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