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가 지구촌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 것이라는 경고가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쏟아졌다.
잠시 주춤한 경기 침체 리스크가 크게 상승하는 한편 국제 유가가 반토막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무거운 표정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9월1일 실제로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강행할 지 여부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한편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는 표정이다.
2일(현지시각)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중국과 관세 전면전 이후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양국의 좁히기 어려운 이견을 감안할 때 9월 추가 관세 시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관세가 10%에서 25%로 인상되고, 4~6개월 가량 유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9개월 이내로 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가 관세 대상인 300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 가운데 소비재와 자동차 및 부품 비중이 68%에 달하는 만큼 실물경기 충격이 앞서 2500억달러 물량에 대한 관세와 차원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씨티그룹 역시 9월 10%의 관세가 계획대로 강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 등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 삭스 역시 보고서에서 추가 관세가 가져올 잠재 리스크를 경고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두 번째 금리인하 가능성이 90%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레이몬드 제임스는 추가 관세에 이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 환율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예고했고, 도이체방크는 투자와 소비를 중심으로 미국 성장률이 꺾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경기 하강 기류에 원유 수요가 크게 위축, 국제 유가가 현 수준에서 반토막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뜩이나 전세계 원유 수요 증가 폭이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추가 관세가 수요를 하루 25만~50만배럴 떨어뜨리는 한편 62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를 최대 30달러 끌어내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무역 냉전에 대한 공포가 번지면서 시중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밀려 들었다. 특히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0.8% 가량 상승, 달러/엔 환율이 106.54엔까지 후퇴했다.
전날 2% 아래로 밀린 미 국채 수익률이 장중 3bp(1bp=0.01%포인트) 추가 하락, 1.866%까지 밀렸고, 독일의 29년 만기 장기물 수익률이 한 때 마이너스 0.004%까지 후퇴했다. 사상 처음으로 이른바 ‘서브 제로’에 진입한 셈이다.
스위스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마이너스 0.18%까지 하락, 투자자들의 강력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이 2.46% 떨어지며 378.15에 거래, 7개월래 최대 폭으로 밀렸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도 장 후반 1% 내외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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