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이 올해 상반기 미국의 최대 교역국 타이틀을 상실했다.
양국의 무역 냉전이 지속된 데 따라 중국의 대미 수출과 수입이 일제히 크게 감소한 결과다. 중국이 미국 교역국들 가운데 1위 자리를 놓친 것은 10여년만에 처음이다.
미 수출입 항만 [사진=블룸버그] |
2일(현지시각)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중국 수입 물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12% 감소했고, 수출 규모 역시 같은 기간 18% 급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상반기 교역 총액은 2897억달러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밀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1일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이익이 10% 이상 감소, 3% 가량 증가를 기록한 내수 기업과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추가 관세가 제조업계는 물론이고 농축산 업계까지 광범위한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경고다.
중국과 교역이 크게 위축된 동시에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됐다. 관세를 동원해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산이 빗나간 셈이다.
미 상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302억달러로 전월 대비 1억달러 늘어났다. 또 6월 적자 규모는 5개월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관세 전면전과 무역 마찰 속에 미국의 대중 수입보다 수출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이 베트남으로부터 수입한 물량은 대폭 늘어났다. 상반기 베트남 수입이 33% 급증한 것.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냉전 속에 베트남이 쏠쏠한 반사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입증된 셈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비효율적인 재분배가 전개되고 있다”며 “관세를 피하기 위해 공급망 변경이 활발하고, 이는 비효율성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표에 한 치의 양보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고강도 압박에도 농산물 수입 확대를 포함한 미국 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완강한 입장이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이 협상에 응하는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3000억달러 물량에 대한 관세 시행을 보류하거나 철회할 것으로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