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취임 직후 간부 인사 단행
특수통 검사들 주요 보직…공안·文 정권 수사 검사들 한직에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한 권순철 차장 “인사는 메시지”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지명과 뒤이은 간부 인사 전후로 검사들의 줄사표가 이어지면서 검찰 조직 내부에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1일 법무부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고검 검사급 검사 620명과 일반 검사 20명 등 검사 647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43대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9.07.25 pangbin@newspim.com |
인사 발표 이후 권순철(50·사법연수원 25기) 동부지검 차장검사, 안미영(53·25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장기석(48·26기) 제주지검 차장, 류혁(51·26기)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주진철(50·28기) 대구고검 검사, 고은석(51·28기)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김태권(47·29기)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등 10여 명 넘는 중간간부급 검사들이 줄줄이 사표를 냈다.
특히 서울고검 검사로 전보된 권순철 차장은 인사 발표 직후 검찰내부통신망에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성경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시작한 검사생활 20년 3개월을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권 차장은 “인사는 메시지라고 한다”며 이번 인사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권 차장은 최근 동부지검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며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이번 정부 인사들을 잇따라 기소한 인물이다.
권 차장과 함께 동부지검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주진우(44·31기) 형사6부장 역시 1일 검찰내부통신망에 사직 의사를 밝혔다. 주 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발령 났다.
주 부장은 자신의 사직 인사를 통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언급하면서 “결과는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검찰 내의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수사를 이끌고 지휘라인과 수사팀 모두가 동의하는 결론을 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저는 정치색이 전혀없는 평범한 검사”라면서 “일이 주어지면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줄사표는 이번에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나타난 뚜렷한 특징인 이른바 ‘윤석열 사단 전진배치’에서 제외된 검사들의 불만 표출로 풀이된다.
윤 총장 취임 직후 이뤄진 검찰 간부 인사에서는 특히 특수통 검사들이 검찰 내 주요 보직을 차지하며 약진했다. 윤 총장 역시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분류된다.
대검 주요 보직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윤 총장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두봉·박찬호·한동훈 1~3차장이 나란히 배치됐다. 서울중앙지검 차장 자리에도 특수통 검사들이 보임됐다.
반면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등 문재인 정권을 겨냥했던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이나 공안통 검사들은 대부분 한직으로 밀려났다.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이후에도 검사들의 사의 표명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윤 총장 지명 이후 검찰을 떠난 윤 총장의 연수원 선배 기수 등 검사장급 간부 10여 명까지 포함하면 이번 인사 전후 현재까지 수 십여 명의 검사들이 스스로 옷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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