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통화완화 정책 기대감에 대부분 상승
한국은 선제적 금리인하에도 최근 한 달 간 ‘마이너스’
코스닥 -8.81%로 손실률 1위...코스피도 -2.7%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코스피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5월말 2000선 문턱까지 밀려났다 7월초 반등으로 2100선을 회복했지만, 하반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며 재차 2050선까지 밀려나는 등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각국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 기조로 돌아서며 주가 부양에 나섰음에도 유독 한국증시만 소외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추가 금리 인하 등 과감한 경기부양 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현재의 약세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07.18 pangbin@newspim.com |
26일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26분 현재 전날보다 13.56포인트(0.56%) 내린 2060.92에 거래 중이다. 지난 24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코스닥 역시 전날보다 8.77포인트(1.34%) 내린 643.63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장중 65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4일 이후 약 7개월만이다.
최근 1개월만 놓고 봐도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은 나란히 전세계 최하위권이다. 1개월 기준 코스피 수익률은 -2.70%로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다. 코스피보다 낮은 수익을 거둔 것은 인도 SENSEX와 멕시코 IPC, 코스닥 지수였다. 여기서 코스닥은 월간 수익률 -8.81%로 멕시코 IPC(-6.53%), 인도 SENSEX(-4.45%)를 제치고 주요국 증시 가운데 손실률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선진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전세계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탄 모양새다. 같은 기간 미국 3대 증시(다우존스·나스닥·S&P500)가 2~4%의 강세를 보인 것을 비롯해 뉴질랜드(4.71%), 베트남(3.73%), 필리핀(3.23%), 일본(2.80%), 호주(2.77%), 대만(2.71%), 브라질(1.94%), 홍콩(1.53%) 등이 올랐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된 유럽마저도 러시아(-2.86%)를 제외한 독일(0.95%), 프랑스(1.41%), 네덜란드(3.69%), 덴마크(0.85%) 등 대부분의 국가가 플러스 수익을 달성했다. 상반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중국은 -1.13%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한국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경제성장에 대한 의구심을 좀처럼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 역성장했고, 2분기에도 1.1% 반등에 그쳐 연간 성장률 2%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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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은 2.2% 성장을 예상했지만 대내외 여건상 실현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파장이 확대될 경우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하향조정될 하방위험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지출이 근래 보기 드물게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 0.2%포인트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며 “전기 대비 상반기 성장률이 0.4%에 그쳤다는 점에서 국내 경기 흐름이 매우 미약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선제적 금리인하 카드도 단기간 효과에 그쳤다는 평가다. 금리인하 결정 직후인 19일 27.81포인트 반등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3일 2100선에 복귀했으나, 곧바로 조정을 받았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과 비교해 국내 주식시장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태”라며 “최근 한 달 간 글로벌 유동성이 주식시장을 끌어올렸지만, 상대적 매력이 낮은 한국 주식은 전세계 상승률을 밑돌았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역시 비슷한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 실적 반등, 경기 회복 등 확실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좁은 박스권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금리인하는 충분히 예견됐던 이벤트고, 기업이익 역시 주가 상승 동력이 되긴 약하다”며 “큰 틀에서 하반기 박스권 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기업 실적만 놓고보면 글로벌 위기는 아니지만 한국의 위기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업종마다 특징이 다르고 이익 변수에 대한 주가 민감도 또한 차이가 있는 만큼 실적 시즌에 대비한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